• [제니안 패션 컬럼] 2021 E-Commerce Pivoting - K방역·K컬처 위상의
  • 2021년 02월호, Page72
  • [2021-01-26]
  • 제니안 기자, pink2017@hanmail.net




[제니안 패션 컬럼] 2021 E-Commerce Pivoting - K방역·K컬처 위상의 상승
2020 패션계의 동향을 정리하고 전망해보았다. 2020 한해는 이커머스 분야의 두드러진 변화이다. 판매자들의 마켓 플레이스와 오픈마켓 이탈하여 D2C (DIRECT TO CUSTOMER)로의 대이동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글로벌 패션계가 소비자 직접 판매에 팔을 걷어붙였다. 온택트 소비로의 전환, 미래의 가장 큰 재화로 불리는 ‘데이터’ 경제로의 이행은 이제 시작이다.
패션업계는 코로나로 인해 초토화됐다. 장기화된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제에 기반한 패션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사태까지 더해지며, 패션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을 기피하는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매출 하락이 이어졌고, 올 상반기 패션업계의 매출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여행업은 주요 업체가 문을 닫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패션업계의 돌파구였던 면세점마저 수익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는 엄청나게 빨랐고, 전례 없는 뉴노멀의 시대를 맞게 됐다. 록다운으로 인해 올 가을겨울 시즌 패션위크가 파행되며, 밀라노 컬렉션은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런던 컬렉션은 실제 쇼대신 디지털 스트리밍과 디지털 기반의 룩북으로 대체되며 50년 동안 유럽 중심으로 이어져왔던 런웨이 중심 패션위크가 크게 흔들렸다.
대량소비를 이끌고 파행적 생산 스케줄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아오던 패션위크의 당위성 문제와 맞물려 물리적 런웨이의 중단은 패션업계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대량소비시대의 몰락이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리세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자원의 재활용을 비롯한 서스테이너블 이슈는 더욱 크게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Econyl®)’을 사용한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프라다(Prada)는 향후 2021년까지 나일론 소재 제품을 전량 에코닐로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덴마크 브랜드 가니(Ganni)는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 라운지웨어 라인 ‘소프트웨어(software)’ 를 출시하는 등 기업 및 브랜드 스스로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소비의 가속화로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 온라인 기반 패션 스타트업이 소비 침체가 무색할 정도로 성장 중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패션 앱 사용자 순위를 보면 에이블리(1위), 지그재그(2위), 무신사(3위), 브랜디(4위)가 TOP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이는 닐슨코리아에서 발표한 연령대별 인기 앱 중 10대와 20대가 많이 쓰는 쇼핑 앱과 일치한다. 이들 앱은 특정 품목에 대한 전문성과 맞춤화를 기반으로 스토리와 콘텐츠를 앞세워 자연스러운 소통과 참여를 통해 습관적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온라인 친화적인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의 관심과 발길에서 소외된 백화점 및 주요 패션 기업들도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리셀 플랫폼, 명품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소셜머커스 등 신흥 이커머스 플랫폼은 4차 산업 혁명의 새로운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코로나 시대의 온택트 소비 바람을 타고 크게 성장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 배송 시스템의 발전은 신흥 플랫폼의 고객 지향력을 날로 향상시키고 있다. 2030의 아웃도어·스포츠 소비 증가, 황금기에 진입한 골프웨어, 요가복 시장의 성장 등 레포츠 시장이 코로나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해외여행이 차단되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홈트레이닝과 근거리 여가 활동의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많이. 끝없는 과잉을 추구해 온 패션 산업의 글로벌 소싱 바이블이 무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팬데믹 사태로 나라 간 이동이 막히면서 그동안 이룩해온 밸류 체인의 허점과 과잉된 욕망이 드러났다. 윤리적 생산과 개인화 요구까지 맞물리며 니어쇼어링, 온쇼어링을 서두르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소비세대가 MZ세대로 이동하였다. MZ세대는 이제 소비 시장의 표준, ‘뉴 노멀’이다. 백화점과 쇼핑몰은 영&리치를 위한 변신에 나섰고, 신흥 유통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이들이 주인공이다. 소비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도 뛰어나 기업의 친환경, 지속가능성, 윤리적 책임을 견인하는 주체로 부상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K방역을 국제 표준으로 지정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의 위상을 한층 상승시켜주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는 GDP와 무역수지가 타국들에 비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산 위생·뷰티 상품의 수출이 크게 급증했고, 향후 패션을 포함 수출 기회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지금 우리가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일상의 회복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등이 우선되어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처럼, 소비심리 침체와 패션업의 불황에 맞서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긴급한 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은 규모의 회복과 함께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비즈니스 관점에서 2021년은 무엇보다 규모의 회복을 우선해야 하는 때로 보인다. 한번 바뀐 소비 행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패션을 비롯한 취향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며, 관례적으로 이루어지던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 복종별로 상이하나 전체적으로 패션 시장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패션 소비 심리를 상승시켜 규모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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