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 회장
  • 2026년 01월호, Page38
  • [2026-01-06]
  • 이상일 기자, sileetex@hanmail.net
(주)이상봉(디자이너) 회장

한글 디자인 패션쇼를 통해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로 추앙
초대 회장에 이어 재추대, 디자이너의 권익 옹호와 발전에 최선

홈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 유통가에서 이상봉 에디션으로 유명한 원로 패션디자이너이자 교수 겸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 회장이 초대회장에 이어 제8대 회장으로 전격 재추대돼 패션업계에 발전과 진흥에 큰 지주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를 나와 1983년 중앙디자인콘테스트에서 데뷔한 그는 이상봉 부띠끄 설립후 패션 디자이너세계의 레전드가 됐다.
특히 지난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패션쇼에서 한글 디자인으로 독특한 패션 런웨이를 연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끄는 등 앙드레 김(金) 사후(死後) 이후 대한민국의 패션 디자인을 상징하는 CEO로 추앙받아 왔다.
본지(本誌)는 대한민국 패션의 거장(巨匠)이자 한글패션의 창시자로 존경받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회장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상봉 회장과 대담을 통해 올해 연합회의 주요 사업계획과 K-패션 등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註>

Q) 이상봉 회장님께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초대회장에 이어 제8대 회장으로 재추대 되신걸 축하드리며, 2026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주요사업 계획과 비전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지난 14년 동안 산업과 문화를 잇는 대표 패션디자이너 단체로서의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제8대 회장 재추대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K-패션의 지속가능한 성장, 디자이너 중심 생태계 고도화, 국내외 경쟁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기존 핵심 사업의 내실화와 확장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디자이너가 중심이 되는 K-패션 산업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디자이너의 창작 역량이 산업·유통·글로벌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 디자이너 중심 산업 생태계 강화 - 창작→제작→유통→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체계 확립
▲ 지속가능한 K-패션 성장 기반 구축 - 신진·중견 디자이너의 안정적 성장을 통한 산업 저변 확대
▲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표 플랫폼 정착 - 국제 교류와 해외 비즈니스 연계를 통한 K-패션 위상 제고
라는 세 가지 비전을 실현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패션코드(Fashion KODE)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2026년에는 실질적인 성과 중심 운영과 패션쇼 확대를 통해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출 창출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를 도모하겠습니다.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는 창작과 사업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졸업 이후까지 연계되는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차세대 K-패션 디자이너를 육성하고자 합니다.

서울패션허브는 디자이너와 산업을 연결하는 오픈형 패션 비즈니스 허브로서, 디자이너·제조·유통·투자 연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브랜드의 산업 적응력과 장기 생존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2026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단순한 지원 기관을 넘어, 디자이너와 산업,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K-패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중심축이 되겠습니다.


Q) 11월 국회에서 개최된 패션진흥법 발제와 관련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법안 발의 배경과 필요성, 김재원 의원의 역할 등 설명해 주세요.
이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김재원 의원은 패션을 문화·콘텐츠·수출·청년 일자리를 동시에 창출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개인의 열정에 의존해온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가 책임지는 산업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국내 패션 산업은 시장 규모와 고용 창출 효과에 비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기반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패션을 단순 제조업이 아닌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인정하고, 창작·디자인·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 R&D, 해외 진출 지원 등 포괄적 성장 기반 마련을 목표로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패션산업진흥법은 기본계획 수립, 실태조사, 전문 인력·창업 지원, 해외 진출 지원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K-패션의 문화적 가치와 세계 시장 도약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법률입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본 법안이 K-패션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 평가하며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재원 의원은 연합회를 정책 파트너로 인식하고, 디자이너들의 현실적 어려움과 요구를 입법 과정에 반영해 주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연합회는 향후 국회, 정부 부처,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법안의 완성도와 실효성을 높이는 데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Q)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이 K-컬쳐로 인한 K-팝, K뷰티, K-푸드등은 가시적인 효(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비해, K-패션에 대한 영향은 큰 온도차가 없어보입니다. 이에 대한 이 회장님의 견해는?
K-팝이나 K-뷰티, K-푸드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소비되고 트렌드화될 수 있는 콘텐츠 산업입니다. 반면 K-패션은 하나의 상품이면서 동시에 문화 산업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글로벌 패션 시장은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디자이너 브랜드가 그 틈새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 이후 이러한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었고, 인건비 상승과 생산 인력의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도 겹치면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이제 K-패션이 경쟁할 수 있는 영역은 디자인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수출 성과나 단품 판매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키워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미 K-컬처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만큼, 국내 시장을 더욱 탄탄히 만들고 국내 홍보와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패션 산업은 단순히 의류에 국한된 영역이 아니라 뷰티와 푸드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매우 큰 규모와 영향력을 지닌 가장 인간중심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들과 개도국 모두 패션 산업을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패션 산업을 개별 분야로 나누기보다는, K-팝과 K-뷰티 등과 밀접하게 연결된 융복합 산업으로 인식하고 산업 간 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Q) 국내 패션업계가 코로나 팬데믹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원로 패션전문가로서, 이를 타개하고, 활로를 제시 해주신다면…
코로나 이후 패션 산업의 침체는 경기 문제라기보다 전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외적인 표현보다 편안함, 건강, 여행 등 삶의 가치가 변화하면서 패션 소비 자체가 위축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 환경 속에서, 디자이너 개인과 브랜드 차원에서 가장 중요해진 것은 도전 정신이라고 봅니다. 환경이 어렵다고 멈추기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상품 개발,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며,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브랜드들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경쟁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와 문화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차별화가 앞으로 K-패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봅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국내의 경우 정부 지원이 상대적으로 신진 디자이너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고, 그로 인해 산업 전반이 탄탄한 구조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신진 디자이너에 국한된 지원이 아니라, 중견 디자이너와 브랜드, 생산·유통을 포함한 패션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통 문제는 디자이너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디자이너와 정부, 그리고 유통센터가 함께 협업해 국내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한국 패션이 단기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회장님의 자제분인 이청청디자이너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이제 한국도 본격적인 가업의 글로벌 장수브랜드 출현이 기대됩니다. 이상봉디자이너 브랜드의 가치창출과 향후사업계획에 대해…
이제 한국도 이탈리아처럼 2세, 3세로 이어지는 가업 브랜드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봉이라는 브랜드가 있고,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 브랜드, 그리고 새롭게 선보인 2.3.0 브랜드가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 패션의 역사도 어느덧 100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이 오랜 패션 스토리와 브랜드 역사를 자산으로 삼아왔듯, 이제는 한국 역시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패션의 스토리와 브랜드의 역사, 그리고 그 가치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한국 패션의 미래는 지속가능성, 즉 ESG 가치와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봉 브랜드의 향후 계획은 고부가가치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2.3.0 브랜드를 통해 산업적인 확장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현재 세대의 감성과 흐름에 맞는 상품 개발을 통해 사업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고교 패션 콘테스트, 다문화·이주 배경 및 탈북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업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를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패션업계 디자이너분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누가 더 빨리 가느냐’보다 ‘누가 끝까지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습니다. 얼마나 오래, 꾸준히 브랜드를 지켜가느냐가 관건입니다.

힘든 시기일수록 생존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동시에 자기 자신과 자신의 옷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왜 옷을 만드는지, 이 일을 왜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디자인이든 기획이든 마케팅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기만의 색깔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디자이너라면 자신의 철학과 문화적 감성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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