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훈 한국 화섬협회 회장
  • 2017년 05월호, Page14
  • [2017-05-05]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존중받는 협회·회원사간 화합
한국화섬협회의 융합에너지입니다”

회원사 수익증대 조성·산-학-연-관 협업 시너지창출 매진
국가 ‘산업용섬유역량강화사업’ 주관…섬유산업 고도화 앞장

한국의 화섬산업은 스판덱스,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동시에 후발국의 저가물량공세와 불황장기화 및 보호무역에 대한 도전과 응전, 그리고 첨단 신기술-신제품 개발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의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화섬강국 코리아, 그 가운데 한국화섬협회(회장 박승훈)가 있다.
화섬협회는 태광, 코오롱, 케이피켐텍, 대한화섬, 휴비스, 도레이케미칼, TK케미칼, 성안합섬, 도레이첨단소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슈퍼기업의 위용이다.
이는 곧 화섬협회의 역동성과 에너지로 이어진다.
협회는 최근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화섬산업회의에서 기후변화 정책 대응의 아젠다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주도권을 쥐었고, 국내에선 산업용섬유역량강화사업 주관기관, FTA·반덤핑 통상문제 해결지원, 산업-에너지 융복합 첨단산업 기반 조성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가 화섬산업 발전에 역량을 쏟고 있다.
박승훈 한국화섬협회 회장은 이를 통틀어 화섬산업의 고도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협회가 이처럼 친기업·친회원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화섬산업이 경쟁력을 더하게 되고 나아가 ‘존중받는 화섬협회’의 모습을 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협회가 화섬기업과 회원사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기업간 동반성장과 국가 화섬산업 발전을 기할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존중받는 협회’로 귀결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감한 투자와 기업 간 상생의 전략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도 화섬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2015년 4월 1일 취임해 3년차를 맞은 박 회장은 그동안 대과없이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이는 협회 및 회원사간 유기적인 소통, 그리고 협회 구성원들이 소임을 다한 결과라며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글로벌 환경 격변 속 ‘대과’ 없이 수행
-협회장 재임 3년째를 맞습니다. 지난 2년 협회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셀프 중간평가를 해달라는 뜻이군요(웃음). 국내외 정경 환경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협회가 나름 바삐 움직여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과없이 충실히 걸어왔다고 봅니다. 협회장인 제가 역할을 잘 했다기보다 구성원들이 소임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협회장에 부임했을 때 “왜 어려운 시기에 왔냐”는 얘기들을 많이 합디다. 글로벌 불황으로 전체 섬유 산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신기술·신제품 개발, 융복합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었던 시기였죠. 여기에 후발국 저가 물량공세와 경쟁이 격화되며 업계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회원사들과 원만히 소통·공유하고, 때론 정부에 지원요청을 하면서 헤쳐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존중받는 협회-회원사간 화합’ 모토
-‘화섬강국’ 대한민국 화섬협회의 수장의 사명감이 짐작됩니다. 협회 운영에선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협회는 무엇보다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야말로 협회의 존재 이유 아니겠습니까. 정부에 요구하고 회원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역할을 다 할 때 회원사의 이익을 기할 수 있지요. 그렇게 되면 회원사의 참여도가 더 활성화되고, 나아가 협회도 힘을 받습니다. 다시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더 뛰게 되고요. 유기적 선순환이 되는 것이지요. 화합과 교류를 통한 회원사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높이는 것도 협회의 몫입니다. 저는 처음 ‘존중받는 협회’, ‘회원사간 화합’ 이 두 가지를 모토로 삼았습니다. 일관된 자세로 상시 노력하고자 합니다.

●亞 회의 “화섬수요는 지속될 것” 공감
-지난달(4월 13~14일)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제 11차 아시아화섬회의에 참석하셨는데요. 어떤 이슈가 등장했습니까. 우리 화섬산업의 위상도 궁금합니다.
주최국 인도를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대만, 태국 등 ACFIF(아시아화섬협회. 회장 Udesh(인도)) 회원국 9개 국에서 2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우리는 7개 회원사와 협회 관계자 등 17명이 참석했고요. 이번 회의는 화섬산업이 세계 섬유수요를 계속 견인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 요체였습니다. 섬유 수요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화섬뿐이라는 것이죠. 또 R&D강화 얘기도 나왔는데 모두 공감했습니다. 고부가가치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R&D 강화와 신규 용도를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것인데 회원국이 저마다 고부가가치 경쟁력을 위한 핵심이슈로 인식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또 단골로 등장한 환경문제 역시 이번 회의에서 다시 주목을 끌었습니다. 지구환경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에너지 사용 절감·리사이클의 강화를 통한 화섬제품으로 지구를 깨끗하게 만들어나가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로 역시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국내서도 이 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화섬산업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韓 ‘신기후체제’ 대응·印 ‘화섬강화’ 주목
-참석 국가별로 발표한 내용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한국은 무엇을 주창했나요.
그동안 등장해왔던 이슈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된 모습이었는데, 역시 공급망 문제가 민감했습니다. 이를테면 일본은 글로벌 중기 화섬수급 전망 및 구조변화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고요, 중국은 화섬산업의 공급망 개혁과 변혁, 태국은 아세안지역에서의 섬유공급망 가치 극대화를 얘기했습니다. 모두 자국의 수출을 염두에 둔 주제들입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신기후 체제 출범과 화섬산업의 기후변화 정책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화섬산업이 필연적으로 안고가야 하는 환경 기후분야의 해결점을 모색하자는 취지죠.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또 국가 간 이해를 초월한 범세계적 아젠다로 선진화된 이슈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선 인도 당국의 달라진 화섬산업 인식에 모두가 주목했습니다. 주최국이기도 했지만 인도는 섬유부 장·차관이 직접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이 나라는 별도의 섬유부처를 두고 있다더군요. 국가 섬유 최고 사령탑들이 모두 참석해 자국 섬유산업 소개 및 지원정책에 대한 특별 강연을 했던 것입니다. 인도의 경우 면방이 70%를 차지해왔으나 근래 화섬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화섬산업 발전 의지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인도의 전개 과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亞 화섬표준화작업委’ 설립 합의
-회의 폐막과 함께 일종의 공동성명-메시지는 없었나요.
아시아화섬산업연맹(ACFIF) 산하에 화섬 표준화 작업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아시아 화섬 생산 국가들이 화섬 규격과 성능에 대한 국제 표준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아시아 화섬업계의 공영과 세계 화섬산업 발전을 위해 정보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의견도 함께 나왔습니다. 차기 회의는 2019년 4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됩니다.(2년 주기)

●설비증설 따른 공급과잉 대처 과제
-국내 화섬산업 얘기로 돌려보겠습니다. 경기동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만만치 않지요. 하지만 어렵지 않았던 시절이 있습니까? 2000년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이 설비증설에 매달렸습니다. 설비과잉구조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6년 현재 세계 화섬 생산은 8000만 톤이었으나 수요는 6500만 톤에 불과해 공급과잉이 1500만 톤에 달했습니다. 중국, 인도,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후발국의 설비 증설이 수요 증가보다 빠른 속도록 이뤄졌기 때문이죠. 공급 물량이 넘치다보니 제품가격은 떨어지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원가 상승분뿐 아니라 환율 상승 요인마저 제품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화섬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국가와 화섬업계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채산성 악화에 보호무역까지 증가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인데, 이러다보면 덤핑이나 보호무역으로 전환되면서 경쟁국간 통상마찰도 우려됩니다.
그렇지요. 우선 공급과잉이 문제이고요. 또 최근 들어 원료가격이 전년에 비해 다소 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제품가격에 비해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채산성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요. 게다가 중국, 미국, EU 등 우리의 주요 화섬 교역국이 자국 산업 보호수단으로 섬유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수출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2017년 4월 현재만 보더라도 우리 화섬업계가 통상규제를 받고 있는 품목은 6개국으로부터 총 9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아이템에 역량집중 불황타개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역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통한 경쟁력이죠. 중국 같은 후발국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양적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탄소섬유·아라미드섬유·PPS섬유 같은 신소재 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시키고, 기존 의류용 섬유와 홈텍스타일용 섬유의 브랜드력 강화, 인지도 및 신뢰성 제고 등 비가격 부문까지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시장에서의 독창성과 전문성, 나아가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야만 합니다.

●경쟁력 강화 R&D투자 선진국 수준돼야
-국내 화섬업체들의 투자나 연구개발은 활발한 수준인가요.
미흡합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활성화돼야 할 대목입니다. 세계섬유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인비스타(미국), 트레비라(독일), 도레이(일본), 데이진(일본) 등은 매출액 대비 4~6% 수준의 R&D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화섬업계전체 평균 R&D 투자비율은 1%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고기능·고부가가치 섬유는 기술 투자없이는 국가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요구됩니다.

●최고제품·유일제품만 살아남아
-오늘날 산업은 IT(정보산업), NT(나노기술), BT(생명공학기술) 등 융복합 첨단산업의 패러다임 속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화섬업계도 고도화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세계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선진국들은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6T(IT, BT, NT, ET, ST, CT) 기술의 융합과 선택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섬유가 IT를 만나 스마트 의류가 탄생됐고, NT와 만나 복합의류가 탄생됐으며, BT를 만나 메티컬 의류가 탄생된 거죠. 최근엔 자동차, 항공우주, 신에너지, 환경보호 분야도 활발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 화섬업계도 아라미드섬유, 탄소섬유, PPS 등 슈퍼섬유의 연구개발과 PLA, PTT 등 친환경섬유 생산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원천기술, 산-학-연 기술협력 체제, 이에 따른 상품화 정도는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세계시장에서는 ‘Best One’ 이나 ‘Only One’ 기업 및 제품만이 살아남습니다.

●신제품개발·시장대응력 강화에 초점
-화섬협회의 역점 사업들은 순조롭습니까.
협회의 역점사업은 다양한 소재제공과 신제품개발·시장대응력 강화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글로벌 소비침체에 따른 국내 회원사간 과열경쟁 및 갈등이 우려됨에 따라 이를 슬기롭게 조정·해결해나가는 데도 주안점을 두고 있고요. 무엇보다 글로벌 환경 급변속에 FTA·반덤핑 등 통상문제, 제품안전·환경문제 등이 부각되고 있어 대책 마련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 같은 당면과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업계의 권익보호, 마케팅지원, 수출다변화, 이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섬유업종 총괄기관으로서 수행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문제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지속 지원할 방침입니다.

●‘산업용섬유역강강화 사업’ 창구역할 수행
-화섬협회가 산업용섬유역량강화사업의 섬유업종 총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 사업은 올해 2년차를 맞고 있습니다. 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섬유수출입조합 등이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죠. 화섬협회가 대표기관으로서 창구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지원비는 75억원 규모인데, 각 기관들이 유기적 소통을 통해 산업용섬유역량강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섬협회는 실시간 정보 발신력을 강화해 글로벌 화섬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주력 사업은 ‘세계 주요국의 Intelligent Textile 연구개발 동향 조사’를 통해 ICT, IoT, AI 분야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Intelligent Textile의 실태와 타산업 기술과의 융복합 가능성을 검토한 뒤 국내 산업용 섬유 개발 프로젝트에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화섬은 중간재…中‘사드보복’ 영향적어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에 따라 산업전반이 對中 교역에서 위축되고 있습니다. 화섬업계의 영향은 어떻습니까.
아시는 것처럼 화섬은 대개 중간재입니다. 따라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對중국 교역에서 타격은 거의 없는 셈입니다. 다만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로 우리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고, 최근엔 동남아 화섬직물 물량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 업체 간 제살깎기 경쟁이 지양되도록 회원사와 긴밀히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갈 것입니다.

●ICT융복합 활성화 ‘4차산업’ 동참
-끝으로 최근 화두로 등장한 ‘4차산업’과 관련 화섬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시대가 흐름에 따라 과학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했고, 그로 인해 산헙혁명도 점차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 고임금 문제 및 노동의 고도화가 ‘4차산업’ 등장의 주 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화섬업계도 이에 적절히 대응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빅데이터, ICT융합기술 등을 접목해 효율성을 증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가 점차 다양화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을 중심으로 한 테크놀로지가 기폭제가 돼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혁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협회에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섬산련의 용역사업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사항을 도출해 화섬업계가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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