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복희 (주)네오피에스 대표이사
  • 2017년 07월호, Page17
  • [2017-07-08]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내 사랑 팜스프링스~”
골프웨어 대중화 선도 단일브랜드로 연매출 350억원 기염
‘엄마 리더십’으로 강소기업 성장시켜

트렌드 파악하려 필드 발길 잦아…실력도 수준급
스코어보다 골퍼 의상에 곁눈 ‘시샘 포인트’ 메모
‘메모광’ ‘카리스마 박’ 별명 “그렇게 부르나 봐요”

지난달 서울 성수동 (주)네오피에스 본사를 방문했을 때, 안복희 대표는 집무실 벽 넓은 스크린을 펼치더니 7줄짜리 글귀를 보여주었다.
‘신(新)과 부활의 Neo, 승리의 표시인 Palm, 봄과 도약의 Spring…(중략), 나 그대와 영원히 함께 하겠습니다. -안복희-’
배경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골프장 쯤 돼 보이는 필드가 깔려있다.
새로움, 승리, 봄, 도약, 사랑 등의 단어가 푸른 초원과 어우러지면서 골프웨어의 상큼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저 한 장면만으로도 브랜드 ‘팜스프링스’의 아이텐티와 안 대표의 각오가 짐작된다.
잠시 뒤 안 대표가 자리에 마주하더니 미소를 짓는다.
“회사와 팜스프링스를 사랑합니다. 직원들이 너무 소중해요.”
밝고 푸근한 중년 여성의 모습, 영락없는 이웃집 엄마다. 박 대표는 실제로 사내에서 엄마로 통한다. 손수 반찬을 만들어 직원들과 나눠먹거나 격의없이 수다를 떤다는 게 복도에서 만난 여직원의 귀띔이다.
그가 단일브랜드 팜스프링스로 연매출 300~400억 원대를 올리고 있는 여성 CEO다.
궁금증이 더해졌다.
필드에 나가 스코어보다 골퍼들의 옷에 눈길을 보내며, 그곳에서 트렌드를 구상하고, 회사에 돌아와 마케팅에 골몰한다. 시샘할만한 포인트가 발견되면 상시 메모로 남긴다. 마케터들에겐 이따금 카리스마의 정공법을 구사한다.
그러면 그렇지. 시장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한가? 하물며 패션 의류 시장에서.

지난해 장사를 잘 했다고 들었습니다.
350억원 가량 한 것 같아요. 전년도보다 20% 정도 성장한 건데, 올해도 목표를 42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져 더 뛰어야 할 것 같네요(웃음). 매출은 대부분 내수에서 발생하고요, 해외는 중국에서 일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고품질 제품을 중저가로 전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인데, 큰 무리 없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품을 공장에서 빠르게 생산해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신뢰를 쌓은 것도 요인이고요. 결제 조건이 좋았던 것도 장점이라 생각해요. 우린 어음 거래 안하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직원들이 애사심과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해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팜스프링스’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회사 대표 브랜드잖아요.
캘리포니아 해리티지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리시 의류입니다. 도시생활에 적합한 실용성과 칼라가 세련됐다는 평이에요. 여기에 스포티한 디자인이 조화롭게 믹싱되면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명품브랜드로서도 손색이 없죠.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의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 셈인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S/S시즌엔 티셔츠와 바지, F/W시즌엔 다운점퍼류와 바지를 전개합니다. 팜스프링스 바지는 패턴이 뛰어나 인기가 높습니다. 다운점퍼류는 경량, 중량, 헤비물 등 고루 취급합니다.

좀 더 디테일한 요소는요.
기존의 골프캐주얼과 퍼포먼스로 구성됐던 상품을 퍼포먼스, PS, 엘리스, 펀&큐티, 캘리포니아스타일, 클래식캐주얼 이렇게 6가지 테마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테마별로 콘셉트와 세트를 구성해 상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고객 성향에 더 밀착할 수 있으니까요. 장기적 관점에서는 생산업체와 상생협력을 통한 소싱력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상품 퀄리티 대비 가격 메리트가 커지는데, 소비자들이 가성비에서 으뜸이라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장점을 계속 살려가야죠.

가격과 마케팅은 어떻게 전개하고 있나요.
퀄리티를 지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동시에 가격 합리화를 기하고자 노력합니다. 대중화 속으로 파고들자면 가성비가 중요한 포인트니까요. 당초 브랜드(팜스프링스)도 고가였는데 가격을 낮추면서 중저가의 보편화를 기했습니다. 마케팅도 대리점과 아웃렛 위주로 전개하고 있고요. 현재 영업점은 총 90개로 대리점 63개(70%), 유통점 27개(30%)를 운영 중입니다. 올 하반기 양질의 대리점 20개 정도를 신규 오픈할 생각입니다.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돼 있는 매장도 경남과 강원 쪽으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연말이면 전국적 영업망이 구축됩니다.

자체 공장을 두고 있나요? 생산 방식은.
자체 공장보다 임가공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본사의 원가 절감과 공장의 경영난 해소의 윈윈전략이죠. 생산방식은 임가공/CMT 50%, 완사입 50% 비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사 생산부와 협력업체 공장의 스케줄을 상시 체크하면서 비수기에도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상황은 어떻습니까.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3조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파이가 커진 만큼 관련업종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골프웨어 브랜드만 해도 연간 50개가 없어지거나 새로 탄생하는 상황니니까요. 최근 트렌드는 아웃도어와 골프웨어를 넘나들고 있는 추센데, 업체마다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는 총 몇 개나 되나요? 트렌드에 대해서도 좀 더 말씀해주세요.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어덜트 시장의 고객들이 다시 기능성과 패션성을 겸비한 골프웨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볼륨이 커졌습니다. 예전엔 골프하는 사람들이 주로 40~50대들이었는데, 이제는 30대도 많잖아요. 사치·고급스포츠가 아니라 대중 레저포츠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양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다보니 트렌드도 퍼포먼스, 패션, 볼륨, 어덜트의 형태로 세분화됐습니다. 팜스프링스과 함께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골프, 데상트골프 등이 퍼포먼스 골프군입니다. 또 패션골프군으로는 파리게이츠, 까스텔바작, 와이드앵글, 팜스프링스 등이 있고요. 볼륨골프군으로는 루이까스텔, JDX 등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어덜트골프군으로는 임페리얼, 그리조이, 마코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퍼포먼스 골프웨어 시장은 어떤 흐름입니까?
타이틀리스트에 의해 만들어져 골프웨어 성장을 견인한 대표적인 조닝입니다. 타이틀리스트가 시장을 개척했다면 캘러웨이골프와 데상트골프 등이 가세해 시장 성장에 합류한 모양새입니다. 다양성이 부족했던 골프 존에서 타이틀리스트는 기능성을 베이스로한 깔끔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안착했습니다. 특히 새로움을 찾는 40대의 골퍼의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서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많은 브랜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브랜드별 태생과 콘셉트, 고객의 연령대, 영업 환경 요소, 가격, 영업 정책 등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당장 기존 브랜드를 쫓아가는 전략은 어느 정도는 버틸지 모르지만 생명을 단축하는 길입니다.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는 자기 고유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며 그에 걸맞는 마케팅을 전개해야합니다. 내 몸(브랜드)을 먼저 튼튼히 한 뒤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오피에스도 이런 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골프웨어 메이커 CEO답게 골프실력도 수준급이라고 들었습니다.
(웃으며 손사래) 업종이 그러다보니 필드에 자주 나가는 편입니다. 현장에서 다른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그것을 착용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해요. 필드에서의 스킨십은 트렌드 방향성을 가늠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골프실력요? 스코어는 평균 80대 중반입니다. 구력 20년인데 이 정도면 양호한가요?(웃음). 골프 외에 등산을 즐기면서 체력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메모광이라면서요. ‘카리스마 복희’라는 별명도 들리던데요. 그리 무서워 보이지는 않아요(웃음).
(웃음)맞아요. 늘 메모합니다. 수첩에 하고 달력에 하고, 통화할 때 하고, 자기 전에도 메모합니다. 습관화 되니까 손이 알아서 하네요. 직원들에게도 메모 습관을 권장해요. 카리스마 복희요?(웃음) 그런 소리도 들어요. 상대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면 즉시 받아들이고, 또 어떤 것이 옳다고 판단되면 굽히지 않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나온 별명인 것 같네요. 메모광, 카리스마 복희… 내가 그런가 보죠 뭐(웃음).
직원들이 엄마 같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요. 또 지역사회 봉사도 열심이라면서요?
아무래도 여성 사장이 회사를 이끌다보니 엄마처럼 보일 수도 있겠죠. 업무를 챙기면서 꾸짖기도 합니다. 하지만 늘 화기애애한 가족처럼 지내려고 해요. 화합과 소통이 조직의 경쟁력으로 나타나니까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직원들과 나누며 수다도 떨고 합니다. 모두 내 가족인데 정말 엄마 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 지역 기관과 함께 중소기업인들의 복지와 애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봉사단을 통한 독거노인 돕기, 의류제공, 기부도 하고 있고요.

회사 비전과 목표도 말씀해주세요. 2세들의 경영수업도 엿보이는데요.
영업망 150개점, 연 매출 6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점포당 4억 원 정도가 되겠네요. 매출과·순익 확대를 바탕으로 회사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더 규모있는 회사로 성장시키려 해요. 음, 현재 두 아들이 엄마 회사 일을 돕고 있습니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나름 열심히들 하는 것 같아요. 저로서는 듬직한 애들이 가세하니 순기능이 많습니다. 장남인 김종원 부사장이 영업, 생산, 기획,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고, 차남인 김동준 이사가 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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