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주 (주)팬코 회장, 제32회 섬유의 날 ‘금탑산업훈장’수훈
  • 2018년 12월호, Page16
  • [2018-12-13]
  • 이상일 기자, sileetex@hanmail.net
대일(對日) 니트의류수출의 선두개척자로 칭송
글로벌 첨단 공장 경영 통해 초우량기업으로 우뚝

㈜팬코는 잘 알려진대로 對(대) 日本 의류 시장을 개척해 이분야에 최고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오너인 최영주 회장(74)은 특히 비즈니스에 관한한 동업계에서 원로급으로 예우한다.

그는 때론 일본에서, 때론 중국과 베트남에서 Buyer들과 상담하는 것이 일을 넘어 취미가 된 일상(日常)이 되고 있다.

“그저 열심히 수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덕목에 최선을 다해왔을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욱더 정진하라는 책무로 알고 향후에도 R&D와 품질경영에 매진해 나갈 각오입니다.”

이미 지난 2010년 제47회 무역의 날에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한 최회장은 수상소감을 묻는 필자에게 이번 수훈의 영광을 그동안 고생한 전임직원과 협력업체의 공로로 돌렸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동아대 경제학과를 나와 1965년 원림산업에 입사해 무역실무를 터득한 후 1975년 삼원산업을 설립,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1980년 범한산업으로 사명을 개칭한 후 본격적인 수출대열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對美수출은 물론 EU지역도 쿼터에 묶여 많은 고생을 하기도 했다.

한번의 쓰디쓴 역경을 딛고 1984년 범한산업의 영문명인 팬코(팬코리아)로 다시 재기한 최회장은 그때부터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려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특히 세계적인 스파(SPA) 브랜드인 ‘유니클로’와의 거래 관계를 형성하면서 ㈜팬코는 수직성장하는 등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일례로 창업 당시 155만 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실적이 1988년 2,100만 달러로 2천만 달러벽 돌파이후 2000년대 첫해에 5,000만 달러, 2010년 1억 달러를 거쳐 2014년에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이러한 결과로 2010년엔 제47회 무역의 날에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팬코는 유니클로가 주력 바이어지만 현재 일본내 5대 의류소매기업인 유니클로, 시마무라, 월드, 이온, 무인양품(無印良品) 등 모두와 거래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시장을 천하통일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영주 회장의 시장을 내다보는 정확한 통찰력과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쿼터가 없는 당시에 일본시장의 무한가능성을 예측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SPA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며 글로벌 의류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미리 대처할 수 있게 편직에서 염색 그리고 봉제를 한 곳에서 일괄처리하며 연간 6천만장의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버티컬 시스템을 갖춘 것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 중에 하나다.

특히 버티컬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오더 확보와 첨단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축하기 쉽지않은 수직통합 전략으로 ㈜팬코는 국내와 중국에 버티컬 생산기지 건설을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 호치민 빈증성에 팬코비나, 다낭 꽝남성에 팬코땀탕 2곳의 버티컬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더욱 그가 경영의 신조로 삼는 ‘스피드’와 ‘신소재개발 및 R&D’는 ㈜팬코가 선두에 올라설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다. 최영주 회장은 ‘패스트 패션’에 따라잡기를 하기 위해선 빠른 트렌드를 읽고 스피드하게 반응하는 것을 경영의 신조로 삼고 있다.

이같은 초스피드로 바이어들 사이에선 ㈜팬코가 전 세계 의류 공급업체 중 가장 빠른 기업으로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최영주 회장은 신소재 개발 및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 초일류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1995년 중국 칭따오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한 것을 비롯 미얀마 및 베트남 호치민 부근에 거액의 달러를 들여 편직, 염색, 봉제 등을 수직 공정할 수 있는 버티컬 공장은 언론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저는 두 가지의 분명한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남들과 경쟁하는 품목은 피하자. 그리고 남이 할 수 없는 최단기 납기를 실현하자는 것이지요. 특히 품질과 단납기 실현을 위한 기본요소는 이른바 버티칼 시스템입니다.”

호치민 소재 팬코 비나에는 편직, 염색(사염포함), 봉제(1, 6, 7공장 170개 라인)의 첨단 버티컬공장에 1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며 자체편직, 염색 원단으로 연간 5100만 피스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또 팬코 땀탕 공장(꽝남성)에도 편직, 염색, 봉제를 포함한 최첨단 버티컬공장에 6000명의 근로자가 자체편직, 염색 원단을 사용해 연간 2160만 피스(72개 라인)을 생산해 주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팬코 미얀마 공장에 1000명 규모의 봉제공장 24개 라인과 2015년에 베트남 ‘다낭’의 꽝남성지역에 194만㎡규모의 공단을 조성, 팬코의 봉제는 물론 편직과 포염을 각각 10만kg씩 생산하고 있으며, 덕산엔터프라이즈(주) 등과 함께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별 경영에 있어 품질 차별화와 단납기는 말처럼 쉬운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저희는 본사는 물론 해외공장까지 핵심역량인 이른바 'DQCS' 운동을 전개해 철저히 엄수하고 있지요.”

Q.D.C.S는 Quality, Development&Design, Cost, Speed의 약자로서 남들이 하지 못한 최신 소재와 디자인을 개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원가경쟁력으로 최단의 생산, 납기를 성취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바로 이 운동을 회사의 핵심역량과 가치로 삼아 본사는 물론 해외 각 법인의 임원, 관련 부서장으로 구성된 ‘Q.D.C.S’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 피력한다.

“올해 저희 회사 수출은 3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만 베트남의 땀탕 버티컬공장의 본격 풀가동에 힘입어 2020년에는 5억 달러 달성을 낙관하고 있지요.”

팬코는 근래들어 구미시장은 물론 중국시장과 국내 내수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최회장은 중국을 값싼 인건비만 내세우는 생산기지가 아니라, 이제는 유력한 소비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는데, 1995년에 공장을 지어 진출한 칭다오가 교두보 노릇을 하고 있다. 현재 ‘팬코-E&D’란 브랜드로 정식 출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팬코는 일본수출기업의 특성상 다품종소량생산을 강점으로 내수사업부문도 빠르게 커가고 있다.

이와함께 이태리 명품브랜드인 ‘로베르타 디 까메리노’의 마스터 라이센스권을 확보하고 활발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의 근간은 '외형보다는 내실을 중시'하고,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교회 장로로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념에서 직원들의 편의와 복지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꾸준한 사회활동을 펼침으로서 인간존중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골프를 전혀하지 않는 최회장은 대신 중국이나 미얀마, 베트남에가면 주로 현지 직원들과 식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다.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음악회나 운동회, 마라톤 대회를 열기도해 반응이 좋다. 이 모든 노력은 ‘현장과 소통하기’의 경영철학이다. 그래서였는지는 몰라도 중국이나 미얀마, 베트남 현지 공장설립 이후 지금껏 20년넘게 단한건의 노사분규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2009년 9월엔 한-베트남 친선협회 회장에 피선돼 11년째 맡아오고 있는 등 현지정부에서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최영주 회장이 골프를 안하는 이유는 골프칠 시간도 없으려니와 또 다른 이유는 일본 Buyer 때문이기도 하다. 비행거리라야 1~2시간 밖에 안되는 거리의 일본바이어들이 언제 어느때 들이 닥칠지 모르는 만큼 항상 ‘스탠바이’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이사장으로서 오랜기간 봉직해오기한 그는 그동안 ‘무역의 날’에 대통령 표창, 산업포장, 동탑산업훈장,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봉사대상,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인 선정,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CEO선정(글로벌 경영부문)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2년전부터 둘째 사위인 오경석 사장(변호사, 공인회계사)을 경영수업을 거쳐 올해 2월 대표이사로 승진시키고, 1년에 반 이상을 해외출장을 다닐 정도로 영일(寧日)이 없는 최 회장은 내후년도에 제2의 웅비를 도약하기 위한 코스피(KOSPI) 상장을 추진중에 있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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