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민 모다끄레아(주) 대표이사·한국원단수출협회 회장
  • 2017년 08월호, Page24
  • [2017-08-05]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이제 ‘글로벌 모다끄레아’입니다

지난달 워커힐호텔서 창립 30돌 기념식 성황리 개최
이정민 회장 비전선포 “글로벌 브랜드 육성…세계무대 진입”
한국원단수출협회장 리더십 업계·당국에 충정어린 당부도

깔끔한 이미지에 영화배우 뺨치는 용모, 세련된 매너에 글로벌 감각까지… 주변에서 그를 섬유업계 국제신사로 부른다.
리더십까지 갖췄다. 한-아르헨티나협회장, 한국니트직물수출협의회 회장에 이어 한국원단수출협회 회장으로 단체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섬유·패션 관련 얘기가 아니면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이정민 회장(모다끄레아(주)대표·원단수출협회 회장)이 지난달 기자와 마주했다. 웬일인지 이날은 수수한 캐주얼 차림이다.
이 회장은 회사 창립 30주년을 즈음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더욱 강화해 향후 30년 ‘세계 속의 모다끄레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사)한국원단수출협회를 통한 상생을 강조하는가 하면, 정부와 업계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특유의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눈빛엔 야망이 담겨있었다.

●정장 차림으로만 뵙다가 청바지에 티셔츠 모습을 보니 또 다른 모습입니다.(웃음)
-사내에서는 간혹 편한 복장으로 일합니다. 권위적이지 않아 직원들하고도 소통이 자유롭죠.(웃음)

●먼저 모다끄레아(주) 창립 30돌을 축하드립니다. 지난달 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성대한 기념식과 함께 ‘모다끄레아 비전 선포식’을 가졌는데요.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비전을 알려주시죠.
-1987년 모다끄레아(주)를 창립해 올해로 30돌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내외의 많은 분들이 함께해 행사를 빛내주신 것, <패션리뷰>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날 행사는 무엇보다 회사의 존재감을 알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에 의미를 둡니다. 앞으로의 30년은 당사의 슬로건 ‘세계의 중심 모다끄레아’처럼 세계 속으로 발전하는 모다끄레아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져가고자 합니다. 나아가 50년을 향한 장기 비전도 수립할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우선 신소재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전개할 방침입니다. 한국과 중국에 소재연구소를 설립 중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디자인 연구소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 디자인 연구소로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소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회사명 Modacrea와 대표 아이템 Kilina를 글로벌 명품 소재-브랜드로 견인할 계획입니다. 글로벌브랜드화야말로 회사 비전의 핵심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지구촌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하고자 합니다. 말하자면 R&D, 브랜드, 마케팅의 글로벌화가 비전의 요체입니다.

●모다끄레아는 출범부터 오늘날 간판 섬유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애환이 있었을 줄 압니다.
-초창기 해외시장 전개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수출 마케팅 강화를 위해 현지 지사나 법인을 운영하였는데 순조롭지 않았던 일. 첫 진출에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해 재기했던 일, 믿었던 책임자가 문제를 일으켜 마음고생은 물론 경제적 손실로 큰 타격을 입었던 일 등. 그때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좀 더 열심히 뛰면서 헤쳐 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제품의 퀄리티를 강화하면서 신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시장은 정직하니까요. 앞으로도 어떤 시련이 닥칠지 모르지만 관록과 노하우로 극복해나갈 것입니다. 이제 모다끄레아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간판 아이템 ‘기리나(kilina)’가 유명세를 타면서 국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입니까.
-‘기리나’는 고급 프린트 소재입니다. 10년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사명으로 사용도 합니다. 세계적 아이템이 회사명으로 사용되기도 하죠. 이를테면 고어텍스처럼요. 기리나는 특히 북남미, 유럽 등지에서 ‘high level design and collection’으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Print, Embroidery, Novelty 참신성 품목의 디자인을 직접 개발하고 세계적 디자인 스튜디오를 활용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기리나는 모다끄레아 뿐 아니라 한국섬유의 자존심입니다.

●모다끄레아와 이정민 회장은 특히 중남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아르헨티나 회장을 다년간 맡기도 하셨는데요.
-1987년 회사 창립 당시 선진국은 섬유 수입 쿼터제 때문에 장벽이 높았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남미시장을 집중 개척했던 겁니다. 쿼터 비관세 장벽이 없는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으로 진출하게 된 거죠. 특히 아르헨티나는 90년대 모다끄레아의 주력 시장이었고 한동안 현지에 체류하였던 적도 있었어요. 이같은 인연으로 (사)한-아르헨티나 협회 2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회장, 부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양국의 학술, 문화교류는 물론 민간외교 분야까지도 활발하게 전개했습니다.

●지난해 회사의 총매출과 순익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원동력도 궁금합니다.
-우린 100% 수출업체입니다. 지난해 3000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불황인데도 전년 수준을 웃돌았습니다. 해마다 완만한 성장 페이스를 걷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는 2025년 6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지금보다 2배,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우린 맨파워를 중시합니다. R&D의 성과도 인재 양성에 힙입은 바 크죠. 앞으로도 이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모다끄레아로서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야말로 최대 경쟁력입니다. 그동안 지구촌을 누비벼 시장 개척에 진력해온 결과 이 같은 성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수출은 주력 중남미 외에 어느 지역으로 전개하고 있습니까.
-업계에서 ‘모다끄레아’하면 중남미를 떠올린다고들 하죠. 1990년 무렵 그쪽 시장을 개척하면서 선구자적 역할을 한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후 중남미뿐 아니라 미주와 유럽으로도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우리 아이템이 이 지역 니즈에 부합하면서 매칭이 순조롭습니다. 미국엔 LA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뉴욕에도 파트너십을 통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럽 지역은 점유율을 높여가며 속도를 내고 있는 단계입니다.

●마케팅은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까.
-기존 네트워크를 확대해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유명 전시회를 활용하는 편입니다. 최근 뉴욕텍스월드 참가도 이 같은 맥락이죠. 국내외 전시회에 연간 20회 이상 참가하거든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제품과 바이어들을 상대로 트렌드와 시장니즈를 파악하는데, 전시회는 훌륭한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차별화된 고급소재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욕 텍스월드에서는 무엇을 제시하셨나요.
-제품 및 디자인의 브랜드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지 방문객들로부터 디자인과 후가공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시장이 알아주니 만족스럽습니다. 당사 로고가 새겨진 고급 Eco bag 배포해 브랜드 홍보와 인지도를 높였던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회사 로고를 자주 목격했습니다. 우리 제품들이 미주(북중남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 회장이 이끌고 계시는 한국원단수출협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한국원단수출협회’는 3년여의 준비 끝에 2016년 12월 창립총회를 개최하면서 탄생했습니다. 회원사는 현재 60개 정도인데요, 연말까지 100개 사를 더 모실 계획입니다. 이전에 맡았던 니트직물수출협의회가 니트 중심의 매뉴팩처링 회사들이었다면 원단수출협회는 생산시설 없이 수출중심으로 전개하는 회사의 모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군요. 다음달 중에 협회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조만간 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할 방침입니다.

●현재까지 어떤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까.
-격월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데 외부 인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또 회원들 간 정보를 교류하면서 과당경쟁 방지, 상생 노하우를 모색합니다. 이를테면 생지, 완제품 제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거죠. 선배 기업인의 무역 경험담을 나누면서 지혜를 찾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온라인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원단 수출전망과 수출확대 전략에 대한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현재의 경기침체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살길입니다. 즉 한국산 소재를 중국산과 차별화하면 수준 있는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죠. 제품을 고급화하고 디자인을 육성한다면 한국산 제품은 중선진국 시장에서 중국산을 따돌리고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6가지를 제안해보겠습니다.
1. 지속적인 R&D를 통한 자사만의 독특한 컬렉션을 확보해야 합니다. 2. 시장·바이어의 니즈를 파악해 맞춤 서비스로 가야합니다. 3. 원단수출협회에 가입해 각종 국내외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네트워킹(원단수출협회)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과당경쟁 방지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5. 한국원단수출협회의 비전이 대한민국 섬유소재 비전임을 인식해 횡적 협력체재를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 IT, BT 강국의 장점을 활용해 첨단소재, 즉 스마트 패브릭 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기타 하실 말씀.(이 회장은 초창기 섬유·패션 수출시장 개척자답게, 그리고 원단수출단체의 수장답게 여러 주문과 당부의 말을 쏟아냈다)
-대한민국은 핵심 미래산업으로 패션산업을 중점 육성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있습니다. 패션산업은 up stream에서 down stream까지 인프라를 심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향후 5년 내에 획기적인 전환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패션 강국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지도 모릅니다.

현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그 어떤 분야보다도 한국인이 잘 할 수 있는 패션분야를 중점 육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며 장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가적 산업으로 프로젝트화 해 디자인 연구소, 패션 디자이너,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해야 합니다. 소재 부분에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첨단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드웨어보다보다는 소프트웨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고, 디자인 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패션분야가 앞장설 수 있도록 국가적 장기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추진하는데 정부와 민간이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고, 정부 부처에는 패션·소재 전문가가 있어야 합니다. 형식적인 관변 단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국패션과 소재산업을 이끌어갈 관민 TFT를 구축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원단수출협회를 비롯한 전문협회나 연구소의 네트워킹과 클러스터링이 시급합니다.

‘한국원단수출협회’는 이러한 국가적 TFT 구축과 대한민국의 패션·소재 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적극 동참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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