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발상으로 시장을 선도한다 그린조이
  • 2017년 05월호, Page18
  • [2017-05-05]
  • 이주영 기자, kjujuy@naver.com
패션, 경계를 허물다
국가별 문화 분석의 대가인 홉스테드의 이론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집단주의’의 문화의 성지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유행이 시작되면 산불처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유행을 따른다. 10여년 전 대한민국을 휩쓴 한 등산복 브랜드의 패딩 점퍼나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약진은 대한민국만이 가진 독특한 패턴이다.
이처럼 최근 아웃도어와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에 따라 크게 약진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그린조이’이다. 그린조이는 골프웨어를 제작하는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최근 골프웨어와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일상복으로 그 사세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나, 최근 몇 년 새 아웃도어의 약진으로 골프웨어 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상황 속에서도 그린조이는 매년 두자리수가 넘는 탁월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린조이가 걸어온 길을 통해 대한민국 패션 브랜드가 향하는 트렌드의 방향성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성공적인 브랜드 재포지셔닝
그 세련된 디자인이나 젊은 감각 때문에 신생 브랜드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린조이는 창립한 지 40년이 넘은 부산의 향토기업이자 골프웨어 전문 브랜드다. 그린조이는 항도섬유라는 이름으로 약 41년 전 창립되었고 이후 26년간 세일 없는 캐쥬얼 의류사업을 지속했다. 그러다 대한민국의 골프와 레포츠 문화가 대두됨에 따라, 지난 2000년 골프웨어로 새로운 포지셔닝을 구축했고 이후, 대한민국 골프웨어 시장에서 1위 업체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다.
올해로 설립 41주년을 맞은 부산의 그린조이의 성장세가 매섭다. 1976년 창업 이후 캐주얼 전문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그린조이는 2000년부터는 골프웨어로 브랜드를 재론칭한 뒤 전국 210개 대리점을 가지고있다. 이제 골프웨어 리딩 브랜드로 우뚝 섰다. 또, 그린조이는 창업 후 4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까지 어음을 쓰지 않는 남다르며 차원이 다른 “정직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린조이의 계열사로는 (주)그린조이와 (주)덕강이 있다. (주)그린조이는 전국에 초등학교 순면 속옷을 최초 보급한 업체이기도 하다.

경영은 사람이다
그린조이 조직에는 전략회의를 이끌어 가는 최원영 상무이사가 있다. 최순환 회장의 장남으로 홍익대 무역학과를 전공하고 2006년 그린조이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늘 생산의 고질적인 납기문제와 원가절감문제는 눈앞에 닥친 혁신 과제였다. 최원영상무는 올해부터 우수한 생산협력사를 통해서 생산의 고질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였다.
‘그린조이’하면 떠오르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문화 또한 최원영 상무가 팀워크를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며 변화된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사원의 인재화를 실현시켜 스스로 찾아서 일하게 되었고, 소수의 핵심인재가 포진되어 업무의 깨끗한 처리능력과 신속함에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린조이의 큰 재산은 사람이다.

다양한 협업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
그린조이는 최근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골프웨어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어가고 있다. 그린조이 X 오헤(OHEA)는 예술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 오혜영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과 그린조이의 역사와 전통이 합쳐진 콜라보레이션 브랜드다. 이번 오헤(Ohea)는 ‘동물’과 ‘상상’ 결합한 독특한 디자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오혜영 작가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완벽추구’를 표방한 특별기획 제품으로 스트리트팝에서 영감을 얻어 힙합과 올드스쿨로 발전시켜 호랑이는 남자다움, 즉 왕을 표현하여 강인한 남성이미지를 부각하였고 치타는 왕의 여자로도 손색없는 아름다움을 표현, 전속 모델인 야노시호의 여성미와 세련됨을 표현한 젊은 감성의 패션이다.
첫 작업으로 타이거, 울프, 치타, 레빗 등 4가지 애니멀 라인의 베이직 맨투맨 티셔츠를 선보였고, 베이직 라인 제품으로 다양한 시즌 상품 및 새로운 캐리터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그린조이 ‘엘리백(Ele Bag)’은 화려하고 톡톡 튀는 이국적 색채의 과일을 모티브로 세련된 디자인을 제안한다. 예술성뿐 아니라 가벼우면서 실용성이 뛰어나 20대는 물론 30~40대 여성 고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 그린조이의 전통 위에 세계적으로 활동중인 작가들의 예술성을 덧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중점을 뒀다.
엘리백은 그린조이와 서양화가 안혜림 작가가 협업해 선보인 상품 라인이다. 안 작가 특유의 활발한 필치와 자유분방한 색채가 돋보여 봄과 여름을 코디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사계절용으로 보스톤백, 토드백, 백팩, 숄더백, 파우치 등 5가지 스타일로 출시했으며 각각 네이비와 베이지 색상으로 구성된 엘리백은 20대/30대 여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최근 그린조이 X 오헤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팝업스토어를 입점하기도 했다.

변화의 중심을 주도한 젊은 바람
최근 무서운 성장세로 골프웨어 브랜드의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그린조이의 약진에는 작년부터 캐릭터 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한 최원석 경영전략실장의 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부터 최원석 실장은 디자인/기획 총괄을 겸직하고 있다. 최 실장은 최순환 대표의 차남으로, 지난 2013년 입사해 생산부와 영업부를 거쳐 지난해 경영전략실을 맡았다. 그는 40년 이상 ‘그린조이’ 한 브랜드의 외길을 걸어왔는데,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며 엘리와 오헤 라인 런칭 배경을 설명했다. 두 라인 모두 순수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것으로, 영화 창작을 했던 최실장의 성향이 반영됐다.
동국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한때 현장에서 스태프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평소 순수 예술에 관심이 많았으며, 브랜드에도 예술성을 더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최 실장은 새로운 것을 준비할 때는 항상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둔다고 말한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한 가지는 직접 내 발로 뛰어 비용을 줄이고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조이의 브랜드에 대한 최 실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유통이나 마케팅 이전 상품 자체의 힘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패스트 패션의 영향으로 유통이나 마케팅의 측면에서만 패션을 접근하려는 시도가 늘어가는 상황과는 상반된 생각이다. 그는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의류 또한 영업이나 유통의 안목보다는 제품 본연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 끊임없이 관리하고 제고시키는 것만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우수한 브랜드로 인지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그린조이
최근 그린조이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심상치 않다. 첫 번째 변화의 바람은 브랜드 인지도의 폭발적인 성장이었다. 지난 해 추성훈과 야노시호 부부가 그린조이의 전속모델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 또한 극적으로 상승했다. 그린조이는 전속모델 선정 이유에 대해, 추성훈의 필드를 정복하는 남성의 건강한 이미지와 탑 모델로 활동 중인 야노시호의 도시적인 이미지가 골프웨어 그린조이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추성훈, 야노시호 부부는 단지 전속모델로서 활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린조이와 함께 메인 모델 스페셜 라인 기획에 참여하고 있어, 그린조이의 자체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물류와 유통의 혁신이다. 그린조이는 최근 자사의 두 번째 심장 역할을 할 물류센터를 부산 기장 명례산업단지에서 준공했다. 그린조이의 새로운 물류센터는 지상 4층, 1만6500㎡ 규모로 여러 곳에 산재한 물류 창구를 한곳으로 통합해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설계되었다. 그린조이는 반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를 통해 재고관리는 물론 작업 모두 공정 과정이 종전보다 빠르고 정확해져 대리점과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전산시스템과 유통 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물류센터를 한 곳에 모아, 보다 혁신적이고 공격적이며, 고객 수요에 맞는 서비스 제공할 것이다.

골프웨어의 미래를 제시하다
최근 한국을 강하게 강타했던 아웃도어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고 그 틈을 골프웨어가 빠르게 채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봄 라운딩 시즌을 맞아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시장확보에 사활을 걸고 마케팅에 전념하고 있다. 또, 최근 스크린 골프의 열풍으로 2,30대의 젊은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수요에 걸맞게 골프웨어 또한 그 연령대가 낮아지고 제품 라인업 또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린조이가 최근 보여준 광폭 행보는 골프웨어 업계의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조이 또한 지속적인 라인업 발굴과 시장 확대를 통해 현재 1위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40여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골프웨어의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그린조이가 앞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골프웨어의 강자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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