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vaDown·Thermo-X 돌풍예고
  • 2017년 08월호, Page28
  • [2017-08-05]
  • 오윤관 기자, pichi007@naver.com
‘흡습속건-보온’ 듀얼 기능… 터치감도 천연 수준급
출시되자 아디다스·코오롱·형지 등 앞다퉈 도입
전성후 (주)JP코리아크리에이티브 대표 “듀퐁시절 노하우 전개”ㆍ기업 BIZ 매칭으로도 유명세

기존 섬유소재를 갈아치울 신개념 기능성 원사가 등장해 시장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주)JP코리아크리에이티브(대표 전성후)가 개발한 NovaDown(충전제)과 Thermo-X(중공사)다. 이들 듀오 소재는 흡습속건·보온성·항필링성 등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데다 가격까지 저렴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세상에 나오자 국내외 벤더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Thermo-X를 보자.
전성후 대표가 듀퐁 재직 시절부터 구상해 개발한 단섬유(Staple Fiber)다. 그는 이를 ‘인체 친화적 다중기능 소재’로 불렀다.
현미경으로 촬영한 원사 단면을 보니 미세한 실에 구멍이 동굴처럼 뚫려있다. 기존의 내로라한 중공사와 비교해도 구멍 크기가 확연하다. 실 자체도 너무 가늘어 눈이 아플 지경인데 그 속에 구멍(중공)이 나있다니, 신기했다.
전 대표가 내놓은 제품 자료에 따르면 중공배율이 기존 것보다 배 이상 확대된 25~30% 수준이다. 때문에 습기를 더 많이 빨아들이면서 더 빨리 마르고, 공간이 단열 효과를 내며 따뜻함 혹은 시원함이 유지된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 무게는 당연히 가볍다.
원사의 크로스 섹션(Cross section)을 통해 수분조절과 속건성이 부여된다는 얘기다. 이미 미국 ASTM-1518(CLO테스트)을 통해 보온성을 인정받았다.
두 종류의 폴리머를 복합 방사해 서로 다른 신축성으로 자연적 스트레치를 제공하는 까닭에 터치감도 자연섬유에 버금간다.
세탁 후 복원력 또한 훌륭하다. 기존 원단이 몇 차례 세탁하면 소멸해 버리던 것과 달리 Thermo-X는 이형 단면 원사 구조를 이룬 때문에 반복세탁 후에도 최상의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 반영구적이다.
전 대표가 볼 형태의 단섬유 뭉치를 테이블에 놓고 기존제품과 실제로 비교한 것을 보니 실감난다.
앞서 이미 브랜드를 알리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는데 지난달 ‘2017 맞춤형 신소재 컬렉션’에 공식 데뷔해 물을 만난 모습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메이커와 파트너십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다음은 충전재 NovaDown이다.
원사는 마이크로 4채널 중공구조로 탄생했는데 역시 기존 것을 압도한다. 보온성과 경량감을 극대화해 다운과 유사한 필파워는 물론 속건 기능이 나타나며 자가 온도조절을 가능하게 한다. 오리털을 위협할 소재다.
NovaDown을 도입한 H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기능성 충전재 중 국내 최고로 평가해줄만 하다”고 했다. 겨울의류, 침장, 매트리스에 안성맞춤이다.
작년 가을 소개됐는데 6개월 만에 벌써 아이다스, 리복, 코오롱, 형지 등 국내외 13개 유명 브랜드에서 앞다퉈 NovaDown을 적용하고 있다.
신생소재가 연거푸 출현해 단기간에 시장을 흔들어놓자 주변에서는 놀라움과 함께 ‘개발자’ 전성후 대표에 대한 호기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대표는 듀퐁 등 외국계 회사에서 20여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2005년 현재의 (주)J.P.코리아크리에이티브를 출범시켰다.
고등학교 때 부친의 이민 계획에 따라 호주로 이주했으나 부친이 6개월 만에 한국으로 유턴하는 바람에 전 대표는 그곳에 남아 대학까지 마쳤다. 시드니공대(UTS)에서 국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 스포츠용품 리테일로 유명한 데카트론에 입사해 MD부터 시작했다. 1500명 가량의 직원 중 한국인으로선 전 대표가 유일했다고.
전성후 대표는 이곳에서 바잉오피스를 거치며 다양한 제품을 접한다. 가죽, 인조가죽, 메탈릭, 신발, 의류 등의 통관 업무를 맡았는데 당시 국내 대기업 K사의 H기능성 원단도 많이 팔아줬다며 웃었다. 이후 듀퐁으로 옮겼다.
그는 섬유업에 본격 뛰어든 뒤 섬유 관련 지식이 떨어진다는 느낌에 독학을 시작했다.
“섬유의 바이블이랄만 한 ‘Textile Science(Joseph 著)’의 영문 원서를 4회독 했습니다. 이후 피복 재료학 등 관련 서적을 두루 읽었어요.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독학으로 섬유공학을 전공했다’고 하더군요”(웃음)
그는 책에서 읽은 이론을 실제로 현장과 공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을 많이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듀퐁에서는 폴리, 나이론 등 웬만한 섬유소재는 모두 취급하고 있는데 이론적으로 감을 잡으니 섬유에 흥미와 자신감이 더해지더라고요.”
2010년 듀퐁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정한다.
“피로감이랄까요? 일종의 매너리즘을 느꼈던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뭔가 해보고 싶었고, 열정이 끓어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잘 한 것 같아요.”
전 대표는 듀퐁 시절 쿨텍스, 써머라이프, 라이크라 등의 소재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명품 Thermo-X와 NovaDown을 탄생시킨 것이다.
“듀퐁 시절 제품개발 아이디어를 몇 차례 제안했는데 회사 측에서 마켓 사이즈를 과소평가한 것 같아요. 그러니 회사 나오기를 잘 한 거죠”(웃음)
하지만 연구와 마케팅을 기업이 아닌 개인이 하다 보니 소통이 지연되고 힘이 부쳤다는 속내도 털어놓았다.
“개발 과정에서 유럽 출장만 5번 다녀왔습니다. H사, 또 다른 H사 등 국내 원사메이커들에 의뢰했는데 제품을 호평하면서도 구현시키는 데는 시간을 지연시켜요. 결국 유럽 쪽 파트너가 실을 뽑아줬습니다. 외부 지원 없이 2년에 걸쳐 순수 자비 2억 원 가량 투입했죠.”
전 대표는 국내에 돌아와서 기업 경영과 함께 섬유소재연구원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나타내보였다. 연구원의 요청으로 기업지원본부서 교육과 기업 상대 비즈니스를 지원했던 것.
“어차피 기업은 이익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서울지역 브랜드들과 접촉하며 오더 창출에 힘썼죠. 세아상역과 MOU를 체결하고, 형지의 예작 세일즈마케팅 등을 지원했습니다. 어떤 기업이든 이윤을 창출할 때 존재의 이유가 있으니까요.”
기술지원, 비즈니스 매칭, MOU 등에서 잇따라 성과가 나타났다. 덕분에 소재연구원은 매출이 줄었음에도 수익은 오히려 증가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럼에도 연구원의 목표 지향점이 미스매칭되는 듯 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듣고 보니 개발뿐 아니라 마케팅·비즈니스·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는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발력에 눈길이 모아진다.
‘듀오아이템’ Thermo-X·NovaDown 역시 듀퐁서 축적된 아이디어를 하나씩 푼 결과라고 했다. 때문에 다음 개발 시리즈가 기대된다.
전 대표는 “이번 개발한 신소재들이 기능성과 가성비 등 뭘로보나 세계 톱클래스”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시장 전망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Thermo-X, NovaDown의 경우 타이밍 문제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리털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오리털에 한정하면서 필파워를 강조하는데 이는 단지 상대값일 뿐이에요. Thermo-X의 경우 실 자체에 중공을 준 것입니다. 오리털로부터 인식전환이 없으면 확장이 더딜 가능성도 있어요.”
매출을 규모를 묻자 이미 기업들과 파트너십이 전개되고 있어 단일제품으로 연 200억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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