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섬유산업이 늙어간다”
  • 2016년 08월호, Page30
  • [2016-08-06]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국내 섬유산업이 늙어간다”

국내 섬유산업의 근로자 고령화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섬유 기술력 세계 4위’, ‘수출 세계 8위’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근로자가 감소해 지난해에는 40만 명 선마저 무너졌다.

설상가상 저출산으로 인해 향후 산업현장의 대량 퇴직과 숙련 공백은 섬유산업 위축 및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섬유산업 인력수요 전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섬유산업 근로자 수는 2010년 46만1,000명에서 2014년 40만 3,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9년에는 37만3,000명으로 해마다 평균 1.6%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만명을 밑돌며 39만명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섬유제품 제조업은 연평균 1.6%, 의복·액세서리·모피 제조업은 2.1%씩 근로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4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수가 7000여명인 화학섬유 제조업은 수요 확대로 종사자가 연평균 2.6%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산업은 중·노년 근로자 비중이 매우 높아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2014년 전체 근로자 중 50대 비중이 34.4%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도 10.2%를 차지했다. 근로자의 절반이 50대 이상 중·노년층이라는 의미다. 반면 30세 미만 청년층은 8.2%에 불과했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섬유산업의 중·노년 근로자 비중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50대 근로자는 36.3%, 60세 이상은 10.7%로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40대는 32.5%에서 30.9%로, 30대는 14.7%에서 13.5%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로 인한 전반적인 인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섬유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기능인력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 대기업과의 격차,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이 청년들이 섬유산업을 기피하는 이유다.

섬유산업 취업자, 매년 1.6% 감소 전망
한국고용정보원은 섬유산업 취업자가 2014~2019년까지 연평균 1.6%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제품 제조업은 연평균 0.6%씩 감소,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은 2.1%씩 감소하는 반면 화섬 제조업은 연평균 2.6%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남성, 연령별로는 50세 이상, 학력별로는 전문대졸 이상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업별로는 관리자를 제외한 모든 직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와 사무 종사자의 비중은 증가하고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와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의 비중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연구위원은 “부족한 기능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섬유산업 종사자의 45%, 기능직과 기계조작·조립인력의 65%가 50대 이상이어서 이들이 한꺼번에 퇴직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심각한 숙련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권 연구위원은 “중국 등 신흥국과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중소기업이 문제를 개선할 여지가 많지 않다”며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의 산업·고용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고부가가치 산업 재편 시급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재편도 시급하다. 세계의 섬유산업 시장은 고성능·고기능 섬유와 산업용 섬유 시장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산업용 섬유 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 융합, 산업 융합형 인력 양성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하이테크 섬유업종을 선택해 집중 육성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면에서는 아직까지 제조업의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13년 섬유산업 생산은 제조업의 3.0%, 부가가치는 3.5%를 차지하며, 부가가치 유발액은 최종 10억원 당 6.1억원으로 제조업 평균 5.7억원을 상회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2013년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당 10.8명으로 제조업 평균 8.1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세계시장 환경변화 대응 및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이 원활히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섬유산업은 원사에서 패션에 이르기까지 스트림별로 균형 잡힌 생산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섬유산업은 범용 섬유소재와 의류는 저성장의 성숙단계에 진입해 있고, 고기능성 신소재 및 이를 활용한 산업용 섬유는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수준이다.
<저작권자(c)패션리뷰.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패션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