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의류벤더 광림통상(주), 회생절차 목전 가능성은?
  • 2018년 07월호, Page23
  • [2018-07-08]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회생폐지 시 영업양도 또는 청산가능성도 보여

광림통상(주)(대표 윤광호)의 회생절차 관련 조사위원을 맡은 우리회계법인이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합의 제13부)에 “광림통상이 회생절차를 거쳐 존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 결과를 제출했다. 이는 당초 예정됐던 5월 2일보다 한달여 늦게 제출된 것이다.

우리회계법인은 광림통상이 제출한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과 이와 관련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회생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광림통상의 청산가치를 130억원, 존속가치(계속기업가치)를 22억원으로 최종 산정했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의 6배 높게 평가됐다. 이는 회생할 경우 이득보다는 청산할 경우 회수 가능금액이 116억원 더 높다는 것이다. 조사기간 내 확정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은 각각 950억원과 90억원이다. 참고로 청산가치(Liquidating value)는 자산 처분 시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나눠줄 수 있는 돈, 존속가치(계속기업가치, Going condern value)는 경영 지속 시 채권자 등에 돌아갈 수 있는 돈이다. 이 때 청산가치 평가의 근거인 유형자산과 유동자산은 2017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각각 99억722만원, 631억8483만원이다. 이 때 유형자산의 경우 최근 6개월 내 감정한 액수나 보험가입액, 기준시가 등에 6개월 동안의 평균 낙찰률을 곱해 평가한다. 그러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받는 대부분의 기업은 법정관리 등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평가받는 만큼 강제적인 기업 자산 매각을 고려해 평가한 청산가치는 평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회계법인 등에서는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이익과 자본금이 부채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경우 존속가치를 청산가치에 견주어 높게 평가하게 된다.

2017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자본금은 각각 -271억8123만원과 44억6434만원이며, 이자비용은 24억6820만원이다. 결론적으로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으면 회생절차는 폐지된다. 이번 조사 보고서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8일 광림통상이 제출한 회생계획안과 함께 회생 여부를 판단할 주요 근거로 활용된다. 따라서 법원이 조사보고서의 결과를 받아들일 경우 광림통상의 회생절차는 폐지되고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물론 가정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에 근거한 회생절차 폐지 및 파산선고 기준을 충족될 경우 내려지는 결정인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때 강구할 수 있는 회생계획은 크게 ‘제3자 배정 신주인수방식’과 ‘영업양도 방식’이다. 영업양도 방식은 채무자의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체하지 않고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이다. 인적, 물적 조직 뿐 아니라 거래선, 영업상의 비밀, 노하우 등의 경영조직, 그리고 고용 승계도 포함된다. 다른 한 가지 ‘제3자 배정 신주인수방식’은 말 그래도 법원을 통한 M&A다. 회생절차에 널리 활용되는 방식으로 기존 주식을 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하고 발행하는 신주로 채무자의 부채를 변제해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회생절차에서 조기에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회생절차에서는 기존 주식의 감자를 시행할 경우 주총 특별결의나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채무자회생법 제264조, 상법 제439조 제2항, 제232조), 회사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주주는 관계인집회에서의 의결권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일반 M&A에 비하여 지배구조 변경이 신속하고 간이(簡易)하게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주를 인수할 제3자를 짧은 기간 내에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 경우 회생절차가 폐지된 이후에 신주를 인수할 제3자와 MOU를 체결하고 회생절차를 재신청할 수 있다. 또한 두 가지 모두 광림통상을 인수하겠다는 제3자가 나서야 한다는 전제하에서다.

최근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게 산정돼 파산결정을 내렸던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인수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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