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3월부터… ‘생활복’ 등 교복자율화 크게 늘 듯
  • 2019년 02월호, Page17
  • [2019-02-05]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서울시교육청, 교복학칙 개정 지시, 학부모 여론 엇갈린 반응

이르면 올해 1학기부터 서울 시내 중·고교 중에 교복 없는 학교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700여개 서울 중·고교 중 10여개교에서만 학생들이 교복을 입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오는 1학기부터 서울 시내 모든 중·고교를 대상으로 ‘편안한 교복’을 새로 정하기 위한 공론화 작업을 학교별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교복이 학생들의 몸에 꽉 끼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육청이 각 학교에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교복 학칙을 개정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교복 자율화되나
우선 서울 시내 중·고교는 오는 3월부터 학생·교사·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교복보다 편안한 ‘생활복’을 입을지 ▲교복·사복 등 원하는 옷을 마음대로 입는 ‘교복 자율화’를 할지 ▲기존 교복을 입을지 등을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

서울교육청은 작년 말 학생·교사·일반 시민 231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에 어떤 교복을 입어야 편안한지 물었다. 그 결과 ‘생활복을 입자’는 의견이 45.8%로 가장 많았다. 몸에 딱 맞고 재봉선이 각진 일반 교복 셔츠·재킷과 달리, 생활복은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옷이다. 몇 년 전 일부 사립학교가 티셔츠나 후드 티에 학교 로고를 박은 생활복을 만들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립학교에서도 생활복을 교복으로 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중화중은 작년부터 동복 상의를 재킷 대신 지퍼 달린 후드 티셔츠로, 하복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로 바꿨다. 학교 관계자는 “동복 재킷은 각이 져서 움직이기 불편하고, 하복은 땀이 잘 배출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했다”며 “학생·학부모 의견을 모아 편한 생활복으로 바꿨더니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기존 교복을 입되 하의를 지퍼 대신 고무줄로 바꾸는 등 ‘몸에 편하게 개선하자’는 의견(22.2%)이 많았다. 교복이나 사복 중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게 ‘교복 자율화’를 하자는 의견(17.3%), 상의만 지정하고 하의는 마음대로 입자는 의견(10.2%)이 뒤따랐다.

교육청 관계자는 “시민참여단 토론회에서 ‘편안한 교복은 생활복’이라는 결론이 났지만, 꼭 여기에 매일 필요는 없다”면서 “학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어 개학 후 공론화를 거쳐 자율적으로 정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교복 착용 당사자가 학생인 만큼, 학생들이 원하는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학교가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라고 권고했다.

“돈만 더 드는 것 아니냐” 우려도
학생·학부모 반응은 찬반이 갈린다. 학생들은 주로 “편한 옷을 입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부모들 반응이 갈린다. “안 그래도 학원비 벅찬데, 돈이 더 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가 생활복을 입기로 하면 생활복을 따로 구입해야 하고, 교복 자율화를 하기로 하면 사춘기 자녀들이 “새 옷을 사 달라”며 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교복 대신 사복을 입게 되면 비싼 옷을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선 피로감을 호소했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라는 것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교육청이 교사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더니, 학생·학부모 숙의·토론까지 하는 공론화 절차를 실시하라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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