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 지각 변동
박종훈 저자(글)·글로퍼스
무너지는 세계 질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거대한 지각 변동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질서와 기회를 찾다
대한민국 대표 경제 전문가로 지난 28년간 경제사의 살아 있는 현장을 함께해 온 저자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현재의 세계 경제를 ‘지각 변동’이라고 표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가 요동치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이 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는 화약고가 되면서 기존의 판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큰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20세기에 인류가 경험한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인구 증가는 21세기로 들어서면서 크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 규모의 파이가 줄어들었고, 강대국들은 줄어든 파이를 독차지하기 위해 약소국의 부를 강탈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세계 경제 지각 변동〉은 이러한 패권 전쟁의 향방을 면밀히 따져 보고 앞으로 다가올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미중 패권 전쟁, 고금리 시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기후 위기와 그에 따른 지정학적 변화 등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쟁점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망하며, 복잡하게 엉켜 있는 글로벌 경제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궤도
서맨사 하비 저자(글)·송예슬 번역·서해문집
서정적인 언어, 예리한 질문과 탐구의 글쓰기로 펼쳐 보이는 장대한 우주 목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2024년 부커상을 수상했고 퓰리처상 수상 작가 앤서니 도어,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이 호평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24년 가장 좋았던 책’으로 추천한 소설.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공전하는 여섯 우주비행사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다. 스물네 시간 동안 열여섯 번의 일출과 열여섯 번의 일몰을 마주하는 기이한 감각, 최신 공학 기술의 정점인 우주선에서 더없이 작고 평범한 지구를 낱낱이 보는 일의 의미, 흉포하고 맹렬한 검은 우주에 몸을 맡길 때 찾아오는 완전한 평화와 위로가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리드미컬하게 펼쳐진다. 미 항공우주국(NASA)·유럽 우주국(ESA) 자료와 우주인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 서맨사 하비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우리 행성의 삶을 생생하고 섬세하게 그려 낸다. 거칠고 시끄러운 이 세상에서 잠시 멀어져, 인간이 지구 그리고 같은 인간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천천히 성찰해 보게 한다. 서로 다른 국적과 생각,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고독한 우주선 안에서 하나가 된 우주비행사들의 새로운 유대를 비춘다. 광막한 우주를 마치 신처럼 지켜보는 동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들의 끈질긴 사색은 필리핀을 덮치는 거대한 태풍, 불길에 맨살이 훤히 드러난 아마존, 50억 달러를 태우며 달을 향해 떠난 억만장자의 로켓,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길게 놓인 빛의 자취에 닿는다. 찬란하고 푸른 지구에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변화를 꿈꾸게 하는 불꽃을 피운다.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저자(글)·문학동네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좋은 이웃」,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홈 파티」 수록
소설가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이후 팔 년 만에 새 소설집으로 돌아왔다. “사회적 공간 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하고 그것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하는 특유의 능력을 예리하게 발휘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홈 파티」와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좋은 이웃」을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안녕이라 그랬어』는 강력한 정서적 호소력과 딜레마적 물음으로 한 세계를 중층적으로 쌓아올리는 특장이 여전히 발휘되는 가운데, 이전보다 조금은 서늘하고 비정해진 김애란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소설집의 주인공은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많은 희곡 속 사건은 ‘초대’와 ‘방문’, ‘침입’과 ‘도주’로 시작됐다”라는 소설 속 표현처럼, 이번 책에서는 인물들이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곳은 집주인의 미감과 여유를 짐작하게 하는 우아하고 안정적인 공간이거나(「홈 파티」), 값싼 물가와 저렴한 체류 비용 덕분에 한 달 여행이라는 “생애 처음으로 누리는 사치”를 가능하게 하는 해외의 단독주택이다(「숲속 작은 집」). 또는 정성스레 가꾸고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새 집주인을 위해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전셋집이거나(「좋은 이웃」), 회사를 관두고 그간 모은 돈을 전부 털어 문을 연 책방이기도 하다(「레몬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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