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퍼팅
  • 2014년 06월호, Page172
  • [2014-06-03]
  • 이주영 기자, kjujuy@naver.com
아마추어 골퍼가 가장 손쉽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퍼팅’이다. 퍼팅을 잘하면 한 라운드에 3~4타쯤 줄이는 건 쉬운 일이다. 괜한 소리가 아니라 1m 안팎의 퍼트를 놓쳐 ‘파’가 ‘보기’가 되고, ‘보기’가 ‘더블 보기’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김인경·박희영 선수에게 짧은 거리의 퍼팅을 잘하는 방법을 물어봤다.

김인경
홀 언저리 걸쳐도 공 들어가도록 힘 조절 연습을
짧은 거리의 퍼팅과 관련해 세상에 떠도는 금언이 하나 있죠. ‘라인을 조금 덜 보고 홀 뒤턱을 맞춰라’는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짧은 퍼팅을 할 때는 ‘과감하게 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짧은 퍼팅을 할 때도 힘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힘 조절을 해서 볼이 홀 주변을 지나치자마자 멈춰설 정도로 정교한 퍼팅을 하는 게 좋다는 뜻입니다.

투어 프로들 사이에서는 이를 ‘러그 퍼트(Rug Putt·물 흐르듯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힘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 퍼팅)’라고 하죠.

LPGA투어에서는 의외로 이런 식의 퍼팅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선수가 많습니다. 이유는 이렇게 하면 홀을 넓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장점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힘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러그 퍼트를 잘하게 되면 홀의 중앙뿐 아니라 홀 언저리에만 볼이 걸쳐도 들어갈 확률이 매우 큽니다.
반대로 강하게 퍼팅을 하게 되면 홀을 3분의 2 정도만 사용하게 되는 결과를 낳죠. 나머지 3분의 1 지점으로 볼이 굴러가면 튕겨져 나가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힘 조절을 하면 홀 전체의 넓이에 볼 한 개만큼의 넓이를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여러분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브레이크가 있는 홀에서 오른쪽 끝을 겨냥한 뒤 스트로크를 한다고 가정해 보지요. 강하게 때려서 볼이 홀 가장자리의 턱에 맞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볼이 홀 안으로 떨어질 확률보다 홀 바깥으로 돌아나갈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반면 적절하게 힘 조절이 됐다면 볼은 가장자리에 살짝 걸치기만 해도 홀로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지요. 그렇다고 프로 선수처럼 하루에 300~400개씩의 연습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30개 정도만 집중해 훈련해도 실전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Tip ·짧은 퍼팅일지라도 거리를 정확하게 맞춘다.
·경사가 있다면 강하게 때릴 때에 비해 꺾이는 지점을 조금 더 본다.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짧은 거리에서 연습을 많이 한다.


박희영
스트로크 뒤엔 공도 홀도 쳐다보지 마세요
짧은 거리의 퍼팅은 ‘부담감’ 때문에 늘 어렵습니다. 실제로 퍼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닌데 ‘상황’ 그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죠.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 타를 잃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오랜만에 기브 거리인 60cm 안팎에 볼을 붙였는데 동반자인 친구가 “내리막 라인에다 버디 퍼트는 기브를 줄 수 없다”며 홀 아웃을 종용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런 상황에선 평소 편하게 생각하던 거리도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럴 때는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얼마나 자신의 기본 스타일에 충실하느냐가 성공의 열쇠지요.

짧은 거리의 퍼팅을 할 때는 가능하면 스트로크한 볼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볼이 홀에 떨어지는 소리를 귀로 먼저 듣고 그 다음에 눈으로 확인하지요.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머리를 빨리 들게 되면 어깨가 함께 돌아가기 때문에 퍼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닫히는 문제를 야기하게 마련입니다.

홀을 향해 직각 상태였던 퍼터 페이스가 닫히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볼이 홀 왼쪽으로 살짝 비켜나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지요.

특히 짧은 거리의 퍼팅을 놓치기 않기 위해선 평소의 ‘리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평소 연습 스윙 때 하던 ‘하나, 둘’의 리듬을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지요.

그리고 평소의 루틴에 따라 침착하게 셋업에 들어갑니다. 퍼팅을 앞두고 어드레스를 할 때는 보통 왼쪽 눈 밑에 볼이 놓이도록 합니다.

바꿔 말하면 머리가 볼 뒤에 놓인다는 얘기입니다. 스트로크를 마칠 때까지 이 머리의 위치를 고정하면 헤드업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어깨가 딸려나가는 실수도 막을 수 있겠죠. 짧은 거리의 퍼팅은 부담이 큰 만큼 실패했을 때 심리적인 충격도 큽니다.

쉬운 퍼팅이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짧은 퍼팅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죠. 한번 성공하면 자신감은 두 배가 됩니다

Tip ·퍼팅의 성공 여부는 눈이 아닌 귀로 확인해야 한다.
·연습에서도 실전에서도 리듬은 항상 일정하게 한다.
·머리를 볼 뒤에 두고 스트로크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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