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port]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전망과 영향
  • [2022-04-09]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산업연구원(원장 주현)은 ‘22.3.22.(화),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전망과 영향‘ 웨비나(Webinar)를 개최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사태를 계기로 확대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상승, 식량위기, 부품 및 원자재 공급망 혼란과 재편 등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과 EU 등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 등 ‘비우호국’으로 지목된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제재는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웨비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 전쟁’ 동향과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점검하고, 우리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 논의했다.

웨비나에서 김학기 연구위원(산업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김석환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두 개의 전쟁 : 지정학적 의미와 경제적 파장), 김바우 전문연구원(산업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의 한국 공급망에 대한 영향)이 발제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발제 1)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대응(산업연구원 김학기 연구위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협상 타결이 쉽지 않고 그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예상

-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NATO 비가입 문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비무장화’, ‘비나치화’ 문제의 경우 러시아군이 전략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대부분 점령하기 전까지 쉽지 않을 것

전쟁 양상에 따라 미국과 EU 등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역시 강도를 더해가고 있음. 에너지 등 서방 경제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등은 예외로 두고 있지만, 이 역시 변화 조짐을 보임

-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는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러시아 첨단기술 분야, 군수산업 분야 등에 초점을 맞추어 러시아의 강국화 방지와 경제규모 확대를 억제하는데 집중됨
- 항공·우주, 에너지 분야 투자 및 기술 제공 금지와 더불어 니켈, 팔라듐, 알루미늄 등 러시아의 세계적 규모의 원자재 공급원에 대해서도 제재가 확대되어 감. 전면적인 무역 금지 주장도 제기되고 있음
정부 부처 간 조율 중인 러시아 측의 보복 제재도 한국 등 ‘비우호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음

- 러시아의 보복 제재는 식품 금수 조치, 식품 및 의약품을 포함한 상품
수입 제한, 수입 대체 개발, 러시아의 로켓 엔진 및 희소 금속 수출 중단, 비우호 국가 기업과의 협력 종료, 기업 정보(재무제표, 수혜자, 이사회 구성원, 주요 거래 등) 비공개, 러시아를 떠난 외국 기업 자산관리 등의 대응책이 검토되고 있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도 확대되고 있음

- 러시아가 에너지, 식량, 자원 강국이라는 점에서 서방의 경제제재는 한계가 있고 서방 역시 큰 피해를 볼 수 있음

- 핵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전투기 개발 등 러시아의 군사력 역시 최근 수년간 크게 확대되어 NATO와의 직접적인 대결에 대해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음

세계 패권 경쟁 속에서 전개되는 경제제재와 러시아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한 대응 방향이 강구되어야 함

-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러시아와 중국 대 미국과 EU 등 서방 국가 간 패권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

- 세계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이 필요함

(발제 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두 개의 전쟁: 지정학적 의미와 경제적 파장(김석환 한국외대 초빙교수)
이번 전쟁은 지정학 전쟁과 경제 전쟁 두 가지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전쟁의 파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날 것이며, 그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음. 가장 중요한 것은 복합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 단순히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규모나 GDP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며, 전략적 의미를 갖는 상품 및 핵심 금속 자원, 인력 등이 심각한 교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음

- 특히 러시아가 공급하는 이들 전략적 상품들은 4차산업혁명(디지털 전환)과 연관된 인력, 기술 등의 시장에 대한 교란을 동시에 발생시킬 위험이 있음

특히 한국에는 물가 상승(인플레), 금융 혼란(환율 등), 교역의 축소, 공급망 교란, 지정학적 위기의 고조 등이 동시에 닥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음

-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의 후퇴 기조에 이은 것이며, 세계화 및 무역 후퇴 가속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음

-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시키고 금융 흐름과 무역을 훨씬 더 악화시킬 것임
냉전 이후 유지됐던 세계화 시대의 종언과 대분열의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음

- 지정학적 동맹, 지역 경제 동맹, 에너지와 식량의 흐름 교란, 통화 시스템, 무역로 및 물류망 등의 대분열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음

- 구체적이고 단·중기적으로는 서방 위주의 공급망과 글로벌 무역 규범 등에 파장이 불가피

-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시스템의 구조조정 필요

장기적으로 대규모의 새로운 지역 경제(블록)가 형성될 것임
- 특히, 중국과 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아시아 블록의 향배가 큰 관심거리

- 이는 당연히 글로벌 산업 경쟁력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한국처럼 해외 의존 및 무역이 높은 국가에는 최악의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지구촌의 정치·경제의 판이 바뀌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글로벌 정치·경제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각국의 대응 능력에 달려 있음

(발제 3)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국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에너지 및 원자재가격 급등과 더불어 세계 및 국내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에 대한 우려 증가

국내경제의 경우, 분쟁 당사국들과의 무역 감소를 통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주로 에너지 및 주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파급 영향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

우크라이나와의 교역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 수입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對 러시아 교역에서는 에너지 광물 수출 감소에 기인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

그 외에도 일부 농·수·축산물의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러시아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며 그 밖에도 고무 등 일부 소재부품의 러시아 의존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음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응하는 금융 및 실물 부문 조치를 추진, 특히 수출규제를 통해 실물 부문의 대외 영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음

현재까지의 러시아의 수출규제는 대부분 외국산 물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자국산 목재, 설탕, 곡물의 수출규제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서방세계의 제재 강화와 러시아의 대응조치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발제에 이어, 조철 선임연구위원(산업연구원), 이은창 부연구위원(산업연구원), 이문형 교수(숭실대학교)의 토론이 이루어졌다. 토론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토론 1) 한-러 자동차산업 협력에 미치는 영향(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

- 러시아는 우리 자동차 수출의 4.5%, 해외 생산의 7.1%, 현대기아차 판매 및 생산의 각각 5.8%, 6.1% 등을 차지하여 우리 자동차산업에 비교적 중요한 지역

-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 및 생산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7%, 25.4%로 러시아 자동차산업에서 중요한 역할 수행하고 있음

그러나 현대 기아의 전체 판매에서 미국, 서유럽은 각각 22.9% 및 13.3%를 차지한 데 비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고 불안정

따라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 등을 고려하여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

(토론 2) 한-러 조선산업 협력에 미치는 영향(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러시아 Arctic LNG 2 개발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가 대규모로 수주한 극지용 LNG 운반선, LNG-FSU(부유식저장설비), 선체 블록 및 기자재 등의 프로젝트에서 차질이 발생이 우려됨

유럽의 대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수입을 대체하기 위한 LNG 운반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 존재

조선산업은 장기간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 존재하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선수금이나 잔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프로젝트를 유예하고 금융상품의 만기 연장, 조선사의 유동성 지원 등이 필요할 것

부산지역의 수리 조선사는 러시아가 핵심 고객으로 러시아 어선의 수리가 어려워지면 경영도 악화될 수 있음. 수리조선 분야도 러시아 제재에 따른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

(토론 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중국의 가능한 시나리오(이문형 전 숭실대 글로벌 통상학과 교수)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충돌’로 정의하고 있으며, 그 원인을 미국의 패권 때문이라고 인식하는 등 서방세계와 확연히 다른 시각을 표출

- 최근 미-중 간 대립 구도가 심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관계로 발전하고 있음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원조 여부와 관련하여, 군사 원조를 포함하는 적극적 지지와 군사 원조는 배제하고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소규모 경제 지원에 그치는 소극적 지지라는 두 개의 시나리오 추정이 가능

- 중국은 미국과 유럽 간의 관계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경제적 실리를 취하는 소극적 지지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음

- 가능성은 낮지만, 시진핑 연임, 중국-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에는 적극적 지지라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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