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REND]변화하는 홍콩 의류산업 공급망 트렌드
  • [2023-12-04]
  • 취재부 기자, kjujuy@naver.com
신속한 디자인·생산기지 분산·친환경 소재 강조 등으로 공급망 재편 추세
글로벌 의류기업들 소싱 및 R&D 센터로서의 홍콩의 장점 활용 중

홍콩 의류산업 개요
홍콩 무역발전국(HKTDC)에 따르면, 홍콩의 의류 분야 기업 수는 2021년 기준 총 1만2550개사, 분야 내 종사자는 총 6만2450명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수출입 등 의류 유통과 관련된 기업 수는 1만 2120개사, 종사자 수는 5만9890명으로, 전체 의류 관련 기업의 약 97%, 종사자 수의 약 96%를 차지했다. 반면에 의류 제조의 경우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본토 또는 동남아 등 해외 각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기업 수와 종사자 수 모두 감소하는 추세로, 2021년 기준 기업 수 430개사, 종사자 수 256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홍콩 의류 제조업의 경우 제품 생산보다는 디자인, R&D, 홍보, 품질관리, 물류 등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홍콩 의류산업 내 공급망 트렌드 변화
1) R&D,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밸류체인에 집중
의류 생산 공장이 중국 본토에서 동남아 등 제3국으로의 이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2020년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계획’에서 패션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포함하며 의류산업에 대한 재도약을 천명했다. 홍콩 정부 또한 이에 맞춰 홍콩 의류산업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홍콩에는 패션 및 섬유 산업 관련 연구 및 기술 발전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기관으로, 혁신기술처(Innovation and Technology Commission, ITC)로부터 지원받아 홍콩이공대학(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서 운영 중인 홍콩섬유의복연구개발센터(The Hong Kong Research Institute of Textiles and Apparel, 이하 HKRITA)가 있다. 이 센터는 AI 기술을 활용해 헌 옷을 분해, 소독, 절단한 뒤 다시 3D 프린팅 기술로 새 옷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제네바 국제 발명품 전시회(Geneva International Exhibition of Inventions)에서 골드상을 수상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죽 재생기술 연구, 친환경 항균재료 개발, ADHD 증상 완화 기능이 있는 스마트 민소매 개발 등 의류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추진하며 혁신을 통한 산업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하고 있다.

2) 제조거점 이원화 경향으로 홍콩 지역의 공급망 기능도 재편
홍콩무역발전국(HKTDC)에 따르면 의류산업에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은 중국 본토, 저부가가치 제품은 동남아 등 제3국에서 생산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홍콩의 의류산업은 대개 중국 본토 의류 생산공장에 ODM 및 OEM 방식을 제품을 생산, 이를 재수출하는 방식이었다. 홍콩 내 해외 의류업체들은 이 같은 홍콩-중국 본토 간 물류 공급망 관리를 강화해 단시간 내 해외 상품을 제작·배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대표적으로 Macy’s(미국), C&A(벨기에)와 같은 백화점, Target(미국), Carrefour(프랑스)와 같은 대형마트, 온라인 소매판매 업체인 Zalora(싱가포르) 모두 홍콩 내 소싱 사무소 또는 현지 에이전시를 두고 중국 본토 생산업체로부터 제품을 소싱해 유통·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본토 공장의 운영비용 상승,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의 불안정, 국제 환경기준 강화에 따른 중국 내 생산 공장 운영 부담 등으로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하는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의류는 중국 본토 공장에서 생산하고, 저부가가치 의류는 동남아 등 제3국에서 생산하는 이원화 경향이 뚜렷해진다.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중국 본토로부터의 의류 수입액은 2019년 1억776만 달러였으나, 2022년 약 6935만 달러를 기록하며 약 35%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2019년 100만 달러에서 230만 달러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중국 내 제조공장들은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내수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추세도 파악된다. 과거 한국에서 고기능성 원자재를 수입해서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공장 등에 납품한 후 홍콩을 통해 미국 등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한국 기업 A사 관계자에 따르면 홍콩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홍콩 의류산업은 고품질의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내수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기능을 강화하는 공급망 기능에 있어서도 중요성을 더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3) 유기농 원재료 사용, 원단 재활용 등 친환경 공급망 트렌드 강화
2021년 초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지속가능한 섬유전략(EU Strategy for Sustainable Textiles)>에 따라 의류 재활용을 통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등의 소비 패턴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친환경 트렌드는 인증, 제품 홍보, R&D부터 제조까지 제품 생산 전(全) 공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OE 인증 및 유기농 섬유 인증(GOTS)는 섬유 내 유기농 원료 함량을 나타내는 대표적 친환경 인증으로, GOTS 인증을 받은 의류 관련 기업 숫자는 2020년 1만338개사에서 2021년 1만2388개사로 2년간 19% 증가했다. 홍보에 있어서도 ‘친환경’은 기업에 중요한 트렌드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홍콩무역발전국(HKTDC)에 따르면 홍콩 패션 전시회 ‘센터스테이지(CENTRESTAGE)’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기업들은 가장 효과적인 제품 홍보 키워드로 ‘친환경’을 꼽은바 있다.

또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은 앞서 언급한 홍콩 섬유의복연구개발센터(HKRITA)는 2021년부터 4년간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한 셀룰로오스 섬유, 셀룰로오스 기반 고흡수성 폴리머 개발 등 친환경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상품화 연계까지 추진 중이다. 제품 제조에 있어서도 친환경 트렌드는 점차 강화되는데 최근 KOTRA 홍콩 무역관과 인터뷰한 패션·섬유 분야 바이어 Krystal Artfield International Limited 사에 따르면, 홍콩 의류시장 내 원단 재활용 트렌드는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그 중 특히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원단에 대한 재활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에 소재한 글로벌 의류기업의 공급망 변화 동향
홍콩 투자유치기관인 Invest HK이 홍콩에 소재한 글로벌 패션기업과 유관 단체들에 대해 사례 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홍콩 내에서는 소싱 오피스와 R&D 센터를 운영하면서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중국 본토 내 생산기지를 동남아 등으로 이전하는 등 홍콩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 의류 수출동향 및 대한 수출 규모
홍콩의 의류 제품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전체 수출액은 6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중 99%에 달하는 약 68억 달러가 재수출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수출 중 중국 본토 원산지인 경우는 전체 재수출액의 68% 수준인 46억 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의류 상품이 중국 본토 내 공장에서 생산된 이후 홍콩을 통해 해외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최근 중국 원산지 제품의 홍콩 경유 해외 수출 규모는 축소되고 중국 본토 내수에서 소비가 확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의류제품 재수출 대상 지역의 경우, 2023년 9월 기준 미국이 9억8730만 달러로 전체 의류 제품 재수출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 본토, 마카오,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재수출 대상 지역 중 미국과 중국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로는 많은 글로벌 의류 기업들이 홍콩에서 제품을 소싱한 후 미국으로 재수출 진행하거나 중국 본토 내 공장에서 의류를 생산·재가공한 후 홍콩을 통해 해외로 재수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 수출액의 경우 2023년 9월 기준(누적) 2억4830만 달러 수준으로 전체 재수출 대상국 중 4위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8.3% 증가했다. 즉, 미국과 중국 본토로의 재수출 규모는 감소하면서 홍콩의 의류 재수출 규모는 축소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에서 제조되는 고기능성 의류 제품의 중국 본토 내수 소비는 확대되고 대만, 한국, UAE 등으로의 재수출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사점
코로나19 이후 홍콩 의류산업 내 고부가가치화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특히 생산 공정 중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R&D, 디자인, 디지털화, 유통 공정이 더 강화되고 있다. 비교적 저부가가치인 제품 제조 공정은 1990년부터 중국 본토로 이전됐으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본토 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중국 중심의 공급 재편 등의 흐름과 연계되면서 최근에는 동남아 등 제3 국가로 바뀌는 추세이다. 2022년 홍콩의 중국 본토로부터의 의류 수입액이 2019년 대비 약 66%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홍콩 정부는 세계적 패션 산업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홍콩 국제 패션위크(Hong Kong Fashion Week 2023), 센터스테이지 등 글로벌 수준의 패션 전시회를 개최, 전 세계 기업들을 유치해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고부가가치화 트렌드 속에서 의류산업 내 R&D, 디자인, 무역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보다 강화되는 추세이다. 의류산업 관련해 홍콩 진출을 고려 중인 우리 기업들은 홍콩 국제 패션위크 등 전시회 참여를 통해 홍콩 의류시장을 이해하는 한편, 세계 각지 잠재 바이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또한 홍콩 내 소싱 사무소 또는 R&D 센터 개설을 통한 진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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