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이재연 모델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
  • [2016-02-14]
  • 이상일 기자, sileetex@hanmail.net
전설적인 모델界의 대부(代父) 이재연 모델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

이재연(70) 모델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도신우 모델센터 회장(2012년 12월호)과 함께 쌍벽을 이루며 살아있는 국내 패션 모델계(界)의 대부(代父)로 불린다.

1980년대 초(初) 필자가 한국섬유신문사(구, 주간섬유)가 충무로 5가에 있던 시절 기성 및 신진 모델들이 신문사에 끊임없이 들락거릴때가 있었다. 당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없었던때라 한국섬유신문 맨 뒷면에 모델 섹션시리즈에 기사를 요청하기 위해 찾아든 것이다. 당시 모델담당인 동료 朴某 기자가 부러울때가 있었던 추억이 아련하다.

이재연 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2~3일字 조선일보 Why? 섹션 인터뷰 기사에 이런글이 실린적이 있다. “이재연(李載淵)은 강원도 최고의 ‘주먹’이었다. 고향 원주 바닥의 건달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반쯤 감긴 듯한 눈매에 “했걸랑요?”식의 코믹한 어법을 지닌 184cm의 거한은 중·고교만 8곳을 다녔다. 해병대 159기가 된 것도 도피성 입대에 가깝다. 해병대에서 오래 복무한 것도 툭하면 사고를 쳐 영창(營倉)에 갔기 때문이다. 휴가 때마다 명동에 가 그곳 터줏대감들을 제압하며 바야흐로 ‘전국구 주먹’이 됐다. 그 시절 서방파 두목 고(故) 김태촌과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이 그를 형으로 모셨다…(중략)

그는 이처럼 과거의 어두운 단면을 솔직히 드러내놓는 호방한 성격의 젠틀맨이다. 사십줄 이상인 사람들이라면 카우보이 모자 걸친 옛 의류 ‘맥그리거’ ‘골덴텍스’ ‘위크엔드’ 광고 모델로 활약한 그를 기억할 것이다. 전성기를 한참 누리던 그는 한국 최초의 연예기획사라 할 ‘모델라인’을 만들었다. 거기서 차승원·권상우·이소라 같은 톱모델을 수백명 발굴해내고 88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전야제 행사를 디자인하며 세계로 뻗어갈 즈음 그는 돌연 찾아온 폐암과 투병(鬪病)하는 사이 사기당해 회사를 잃고 만다.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는 매사를 긍정 마인드로 관조한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인생을 재연(再燃)하면서 살자”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재연 회장은 여자모델의 최초라 할 수 있는 가수 윤복희씨를 제외하면 도신우, 김광수씨 등과 함께 한국 최초의 남성모델이다. 모델로 한창 잘 나가던 그는 1979년 도신우, 김석기, 김진(배우 김진규 씨 아들)과 함께 모델라인을 창업했다. 이후 창업모델들이 독립한 이후 이희재, 유혜영, 유기복 씨 등 기라성 같은 여자 모델들이 모델라인에 합류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재연 회장은 수많은 스타를 키워냈다. 영화배우 차승원을 비롯해 진희경, 이소라, 이선진, 오미란, 탁재훈, 최여진, 최정원 등 지금까지 거쳐간 수하생이 약 4천명정도 된다. 지금 국내에 모델라인 비슷한 회사가 몇개 있는데 한국 모델의 80%정도가 모델라인에서 분화(分化)했다고 보는것이 모델계의 정설이다.

이재연 회장의 업적중 가장 큰 이슈는 국내 초유로 베스트드레서상(賞)을 제정한 것이다. 매년 송년회를 겸해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해온 이 베스트드레서 상은 정·관계를 비롯 경제계, 학계, 연예계 등 많은 저명인사가 이 상을 수상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 가수 윤수일, 윤복희, 조용필, 나훈아 씨 등 수많은 유명인사가 베스트드레서로 유명세를 떨쳤다.
한때 대형사기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루기도 했던 이 회장은 지금은 칠순의 고희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도 대구패션페어 콜렉션을 내리 몇년간 독점 기획, 연출하고 있으며 각종 국내의류회사 브랜드런칭쇼도 속속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의 중심이자 창조경제의 선봉이되고 있는 패션산업에 있어 모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요성을 그는 무엇보다 크게 강조한다.

강원도 원주출신으로 춘천이 고향인 필자와 동향으로 35년간 교분을 맺고 있는 그는 본업 이외에도 한성대 예술대학원 객원교수 등 많은 사회적 활동을 열정적으로 해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공로상을 필두로 2005년 서울패션인 특별상, 2014년 11월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한 이재연 회장은 오늘도 패션모델 양성에 영일(寧日)이 없다. <李相一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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