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땅에서 자수성가해 중견그룹 키운 (주)대원 전영우 회장
  • [2017-11-04]
  • 이상일 기자, sileetex@hanmail.net
팔순들어서도 현재 왕성한 사업을 하고 있는 섬유업계 인사 중 (주)대원 전영우(87)회장의 활약상이 단연 돋보인다.

(주)대원 전영우 회장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를 나와 만 45년간 소모방적업계에 종사해온 정통 원로 경영인이다. 소모방적 산업은 울(wool)등 천연소재를 방적해 신사복지 및 교복지 등에 적용하는 소재산업으로 섬유산업에 있어 미들스트림의 주축 산업이다.
태광산업에서 소모방적 엔지니어로 부산공장장까지 지내며 회사창업자인 故 이임용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전 회장은 1972년에 부산공장 일부를 인수해 독립했다.
대원은 섬유와 건설, 두바퀴로 성장해온 업체다. 그리고 전영우 회장은 평범한 회사원에서 중견기업 오너로 성공한 전형적인 자수성가(自手成家)형 기업인이다.
1984년 청주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전 회장은 부산공장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주)대원에 건설사업본부를 두고 ‘대원칸타빌’ 브랜드로 아파트사업에 진출한 것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과 주택경기와 맞물려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어 2001년에는 제일모직으로 부터 인수한 학생복 ‘아이비클럽’을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끌어올렸다. 그는 당시 70대의 나이에 아이비 교복을 입고 TV광고에 출연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에는 국내 인력시장의 높은 인건비가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며 베트남에 진출해 소모방공장과 의류봉제공장을 세웠다. 또 2008년엔 호치민시에 부지 4만3천평, 건평 1만5천평 규모에 1천100여명이 일하는 동국무역 면방공장을 인수했다.
특히 베트남 3대 도시인 다낭시 하우차이에 2억5천만달러가 투입되는 다목적 국제신도시 개발에 나서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도시 개발은 10여년간 210㏊(약 60여만평)규모의 해안을 매립한뒤 국제호텔, 컨벤션센터, 초고층오피스빌딩, 고급아파트와 빌라등 8천500여세대의 주거시설과 골프장등이 들어가는 스몰시티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원이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와 최악의 건설경기 침체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중견건설업체들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것은 외형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전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스타일 때문이다. 전 회장은 이임용 태광산업 창업자로부터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널 정도의 철저한 내실경영을 배웠다. 사내 유보율이 한때 3000%에 육박할 만큼 아파트건설로 벌어들인 자금을 축척해 왔다. 모르는 사업에는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섬유와 건설이라는 두가지 사업에 전념해왔다.
만약 대원이 은행권 PF를 끌어들여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투자사업을 진행했다면 지금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지 모른다. 이처럼 전 회장의 ‘시장을 내다보는 통찰력과 일단 내린 결단은 통큰 투자로 실행됐고, 이는 곧 성공으로 귀결’됐다.
(주)대원이 충북도내 건설업체 시공능력 평가순위에서 수년간 1位를 고수한것도 그렇고, 베트남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도 순조로히 진행되고 있는것도 그의 성향을 방증한다. 흔이들 전영우 회장의 뚝심있는 경영스타일에 대해 많은 知人들은 ‘사막에서도 꽃을 피울 사람’이라고 극찬한다.
대원의 베트남 시장진출은 2001년부터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이미 ‘대원칸타빌’로 유명세를 얻었고, 베트남 역시도 고도경제기에 아파트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전격 투자를 결정했으며, 2011년에 前 두산그룹의 오너였던 박용오 회장이 거느린 중견건설 성지건설을 인수한 것도 그의 통큰 스타일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영우 회장의 행보에 화제를 모으는 것은 해외사업진출과 기업인수 합병이 아니라 그의 나이때문이다. 올해로 만 86세. 현역에서 은퇴해 노후를 즐기고 인생을 되돌아볼 나이인 70대때부터 초대형 해외프로젝트와 기업인수를 통해 여전히 사업가로서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기업인 전영우의 꿈과 야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다. 전영우 회장은 탁월한 사업수완 뿐만아니라 한국소모방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역경제인으로서도 많은 활동을 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지난 2000년 8대 이사장에 선출된 이후 2015년 2월말까지 만 15년간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해오면서 ‘청주 종합비즈니스센터’ 건립 및 ‘생태산업단지구축’ 등 크고작은 업적을 남겼다. 1972년에 회사를 설립해 45년간 기업운영을 해온 전 회장은 이러한 공로로 무역의날에 수출신장상, 산업포장,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 역내 ‘자랑스런향토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충북도의 대표적인 간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회장의 건강관리도 눈에 띠는 대목이다. 전 회장은 팔순이 넘는 지금도 베트남과 서울지사, 청주본사를 수시로 왕래할 만큼 타고난 건강체질이다. 고령에도 골프와 스키, 바둑등 레저스포츠를 즐긴다. 이때문에 젊은이 못지않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에피소드 하나. 전 회장이 70대에 겨울 무주리조트에서 눈보라속에 고글에 마스크를 쓰고 난이도가 높은 실크로드 코스를 내려오는 것을 보고 40-50대로 보이는 중년남자들이 “웬 젊은이가 스키를 저렇게 잘타느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또 바둑을 유난히 좋안해 충북바둑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청주산단내에 있는 대원 본사에 오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회장실에서 밤늦게 지인들과 바둑을 두는것으로 전해졌다.
전 회장은 슬하에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미국 유학파 수재인 막내아들 전응식 부사장이 현재 (주)대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전 대표는 국내와 베트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원은 그동안 철저히 전 회장 홀로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경영인 없이 빈틈없는 자기관리와 철저한 원칙주의자인 전 회장은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겸비한 CEO로서 승부근성도 대단하다. 현역에서 뛰고있는 전영우 회장과 전응식 대표의 콤비경영도 탁월하지만, 부친의 사업수완의 DNA를 이은 전응식 대표의 미래경영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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